고르고 왕비
고르고 (그리스어: Γοργώ)는 고대 스파르타의 왕비로, 기원전 5세기경 인물이다. 아기아드 왕조의 왕 클레오메네스 1세의 외동딸이며, 스파르타의 유명한 왕 레오니다스 1세의 아내이자 후계자 플레이스타르코스의 어머니이다. 그녀는 지혜롭고 정치적 식견이 뛰어났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고대 그리스의 역사학자 헤로도토스의 《역사》에 여러 차례 언급된다.
생애 고르고는 스파르타 왕 클레오메네스 1세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총명함과 날카로운 통찰력을 보였다.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아직 아이였을 때 아버지를 방문한 밀레토스의 참주 아리스타고라스가 페르시아 제국에 대항하기 위한 이오니아 반란 지원을 설득하려 할 때, 그녀는 아버지에게 "이 남자는 당신을 타락시킬 것이니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십시오"라고 조언하여 아버지가 아리스타고라스를 쫓아내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녀는 아버지의 이복형제이자 삼촌인 레오니다스 1세와 결혼했다. 레오니다스 1세는 그녀의 아버지 클레오메네스 1세와 사촌인 데마라토스가 사망하거나 망명한 후 왕위에 올랐다. 고르고와 레오니다스 사이에서는 아들 플레이스타르코스가 태어났다.
역사적 중요성 및 일화 고르고는 단순한 왕비 이상의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녀는 남편 레오니다스에게 조언을 건네는 등 정치적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보여주었다.
헤로도토스는 페르시아 전쟁 중 페르시아 왕 크세르크세스의 침공 계획이 담긴 비밀 메시지가 스파르타에 도착했을 때, 아무도 이 메시지를 해독하지 못하자 고르고가 봉랍 아래에 글자가 새겨져 있을 것이라고 조언하여 스파르타가 페르시아의 의도를 미리 알 수 있게 도왔다는 일화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고르고는 스파르타 여인들의 독특한 지위에 대한 유명한 답변으로도 알려져 있다. 한 아티카(아테네 지역) 여인이 고르고에게 "왜 스파르타 여인들은 그리스의 다른 어떤 여인들보다도 남자(남편)들을 지배하는가?"라고 묻자, 고르고는 "우리가 남자(진정한 사내)를 낳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는 스파르타 사회에서 여인들이 남성들에게 기대되는 용맹함과 강인함을 갖춘 아들을 낳는 역할을 통해 상당한 존경과 영향력을 가졌음을 보여준다.
기원전 480년, 남편 레오니다스 1세가 테르모필레 전투에서 페르시아군과 맞서 싸우다 전사한 후, 그녀의 어린 아들 플레이스타르코스가 왕위를 계승했다. 플레이스타르코스가 성인이 될 때까지 섭정이 필요했으므로, 고르고가 아들의 통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직접적으로 관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중 문화에서 고르고 왕비는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노블 《300》과 이를 원작으로 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 《300》(2006년) 및 그 후속편 《300: 제국의 부활》(2014년)에서 비중 있는 인물로 등장하여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영화에서는 레나 헤디가 고르고 왕비 역을 맡아 강인하고 지혜로운 스파르타 여인의 모습을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