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RD
XRD는 X선 회절법 (X-ray Diffraction)의 약자로, 물질의 결정 구조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비파괴적인 분석 기술이다. 주로 결정질 고체 시료에 적용되며, X선이 시료의 결정면에 의해 회절되는 현상을 이용하여 물질의 고유한 구조 정보를 얻는다.
개요
X선 회절법은 결정 구조를 가지는 물질에 X선을 조사했을 때, X선이 결정면과 상호작용하여 특정 각도에서 회절되는 현상을 이용한다. 각 결정 물질은 고유한 결정면 간 거리를 가지므로, 발생하는 회절 패턴(diffraction pattern)은 해당 물질의 '지문'과 같아서 물질을 식별하고 그 구조를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 이 방법은 결정질 물질의 상(phase) 분석, 격자 상수 결정, 결정립 크기 측정, 미세 변형 분석, 우선 방위(preferred orientation) 평가 등 다양한 구조적 정보를 얻는 데 필수적이다.
원리
XRD는 브래그 법칙(Bragg's Law)에 기반한다. 결정 구조 내 원자면(lattice plane) 간의 거리(d)와 입사하는 X선의 파장(λ), 그리고 X선이 회절되는 각도(θ)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성립한다:
nλ = 2d sinθ (여기서 n은 정수)
특정 각도(2θ)에서 강한 회절이 일어나는 것은 X선이 결정면에 의해 건설적으로 간섭(constructive interference)하기 때문이다. 회절 패턴에서 나타나는 피크(peak)의 위치(2θ 값)는 브래그 법칙에 따라 해당 결정면 간 거리에 해당하며, 피크의 강도는 해당 결정면의 원자 밀도 및 구조 인자(structure factor)와 관련이 있다.
장비 구성
일반적인 X선 회절 장치(X-ray Diffractometer)는 다음과 같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다.
- X선 발생원: 보통 금속 타겟(예: 구리)에 전자를 충돌시켜 특성 X선을 발생시킨다.
- 시료 거치대: 분석할 시료를 고정하고 회전시키는 장치이다.
- 검출기: 회절된 X선의 강도를 측정한다. 검출기는 시료와 연동하여 움직이며 다양한 각도(2θ)에서 신호를 수집한다.
- 광학계: X선을 시료로 향하게 하고 회절된 X선을 검출기로 모으는 슬릿(slit)이나 단색화 장치 등으로 구성된다.
데이터 분석
XRD 측정 결과는 보통 2θ 각도에 대한 회절된 X선의 강도를 플롯한 회절 패턴(diffraction pattern) 또는 회절도(diffractogram) 형태로 얻어진다. 이 패턴에 나타나는 피크의 위치와 상대적인 강도를 분석하여 시료에 포함된 결정질 물질의 종류(상 식별)를 파악한다. 이를 위해 얻어진 회절 패턴을 ICDD/JCPDS 등과 같은 표준 결정 구조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한다. 또한, 피크의 너비(broadening)를 분석하여 결정립의 크기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피크의 이동(shifting)이나 강도 변화를 통해 미세 변형이나 우선 방위 등의 정보를 얻기도 한다.
응용 분야
XRD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는 핵심 분석 기술이다.
- 물질 과학 및 화학: 신소재 개발, 화합물 합성 후 상 확인, 결정 구조 분석, 박막 분석
- 지질학: 광물 식별 및 암석 구성 분석
- 제약학: 의약품의 다형성(polymorphism) 연구 및 품질 관리, 순도 확인
- 세라믹 및 금속 공학: 상 변화 연구, 미세 구조 분석, 잔류 응력 측정
- 환경 과학: 대기 부유 물질, 퇴적물 등의 광물 조성 분석
- 반도체 산업: 결정성 평가, 격자 상수 측정
- 미술 및 고고학: 유물이나 안료의 재료 분석
XRD는 결정질 물질에 대한 정성적 및 정량적 정보를 제공하는 매우 유용한 기술이지만, 비정질(amorphous) 물질이나 매우 미량의 결정질 상을 분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