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에렌페스트

파울 에렌페스트 (Paul Ehrenfest, 1880년 1월 18일 ~ 1933년 9월 25일)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출신의 이론물리학자이다. 통계역학 분야에 크게 기여했으며, 양자역학의 초기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에렌페스트는 빈에서 태어나 빈 대학교에서 화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루트비히 볼츠만의 지도 아래 물리학으로 전향했다. 볼츠만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그의 연구를 계승하고 통계역학의 발전에 힘썼다. 1904년 러시아 출신 수학자 타티아나 알렉세예브나 아파나세바(Tatiana Alexeyevna Afanasyeva)와 결혼하여 두 딸과 두 아들을 두었다.

1912년, 헨드릭 로렌츠의 뒤를 이어 레이던 대학교의 이론물리학 교수직을 맡게 되었다. 레이던은 당시 유럽 물리학의 중심지 중 하나였으며, 에렌페스트는 닐스 보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엔리코 페르미 등 당대 최고의 물리학자들과 교류하며 연구 활동을 펼쳤다.

에렌페스트는 물리학 교육에도 열정적이었으며, 레이던 대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을 지도했다. 그의 강의는 명쾌하고 통찰력 있는 것으로 유명했으며, 학생들이 현대 물리학의 핵심 개념을 깊이 이해하도록 도왔다.

주요 업적으로는 단열 불변량에 대한 연구와, 에렌페스트 정리(Ehrenfest theorem)가 있다. 에렌페스트 정리는 양자역학에서 고전역학과 양자역학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정리이다. 또한, 그는 통계역학의 기초를 다지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가역성의 역설과 같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려 노력했다.

1933년, 극심한 우울증과 과학적 성취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던 에렌페스트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당시 물리학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