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센트릭 데몬
익센트릭 데몬 (Excentric Daemon) 또는 맥스웰의 악마 (Maxwell's Demon)는 열역학 제2법칙, 특히 엔트로피 증가 법칙에 대한 사고 실험에서 등장하는 가상의 존재이다. 1867년 스코틀랜드의 물리학자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제안했으며, 원래는 "악마"라는 용어가 아니라 "유한한 존재 (finite being)"라고 불렀다. 톰슨 경 윌리엄 톰슨이 "맥스웰의 악마"라는 명칭을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개요
맥스웰의 악마는 두 개의 방 사이의 작은 문을 지키고 서서, 빠른 분자는 한쪽 방으로, 느린 분자는 다른 쪽 방으로 통과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악마는 외부의 에너지 투입 없이 한쪽 방은 뜨겁게, 다른 쪽 방은 차갑게 만들 수 있다. 즉, 자발적으로 엔트로피를 감소시키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역설과 해결
맥스웰의 악마는 열역학 제2법칙, 즉 고립계의 엔트로피는 감소하지 않는다는 법칙에 위배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후의 연구를 통해 악마가 분자를 식별하고 문을 여닫는 과정에서 정보를 획득하고 처리하는 데 에너지를 소모하며, 이 에너지 소모가 전체 계의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레오 실라르드는 악마가 정보를 읽고 기록하는 과정이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는 것을 증명했으며, 찰스 베넷은 악마가 정보를 지우는 과정 역시 열역학적 비용을 발생시킨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맥스웰의 악마는 열역학 제2법칙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와 엔트로피 사이의 깊은 연관성을 보여주는 사고 실험으로 이해된다.
의미
맥스웰의 악마는 물리학, 정보 이론, 컴퓨터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정보와 엔트로피의 관계를 명확히 함으로써 정보 이론의 발전에 기여했으며, 나노 기술이나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 엔트로피 감소를 이용한 기술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