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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창

의창(義倉)은 고려와 조선 시대에 운영되었던 국가의 빈민 구제 및 진휼(賑恤: 어려운 백성을 구제함)을 위한 곡식 창고 제도이다. 백성들이 식량이 부족한 시기(주로 춘궁기)에 곡식을 빌려가고, 추수기에 이자를 붙이거나 붙이지 않고 갚도록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역사

의창 제도는 고려 성종 15년(996년)에 처음 설치되었다. 이는 기존에 운영되던 흑창(黑倉)을 개칭하고 확대 개편한 것으로, 고려 시대 내내 중요한 진휼 기관으로 기능했다. 조선 왕조 역시 고려의 제도를 계승하여 의창을 운영했으며, 전국 각지에 설치하여 흉년이나 재난 시 백성을 구제하는 주요 수단으로 삼았다. 초기에는 진휼의 성격을 강화하기 위해 이자를 받지 않거나 매우 낮은 이자(저리)로 운영되었으나, 운영 효율성 및 관리상의 문제로 인해 운영 방식은 시대에 따라 다소 변화하기도 했다.

기능 및 운영

의창에 보관된 곡식은 주로 국가에서 거둔 세금의 일부나 부유한 백성들의 기부, 또는 운영 수익 등으로 마련되었다. 매년 봄철 식량이 부족해지는 시기가 되면, 지방 관아는 의창에 보관된 곡식을 주민들에게 대여해주었다. 곡식을 빌려간 백성은 가을 추수 후에 원곡과 함께 정해진 이자(또는 무이자)를 의창에 반환했다. 이자를 받는 경우는 운영 비용이나 다음 해의 대여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의의와 한계

의창은 고려와 조선 시대에 걸쳐 백성의 생존을 보호하고 사회 안정을 도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극심한 기근이나 재난 발생 시 국가의 진휼 정책을 수행하는 핵심적인 제도였다. 그러나 운영 과정에서 관료의 부정이나 횡령, 곡식의 부패, 강제적인 대여 및 과도한 이자 요구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이로 인해 백성에게 부담을 주거나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관련 제도

의창과 유사한 성격의 민간 운영 곡식 창고로는 사창(社倉)이 있으며, 물가 조절을 목적으로 운영된 상평창(常平倉)과는 기능상 구별된다. 의창은 국가가 직접 운영하며 빈민 구제와 진휼에 초점을 맞춘 제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