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포르보스

에우포르보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트로이아의 영웅이다. 파노토스와 알카토에의 아들로, 빼어난 용모와 뛰어난 무예를 자랑했다. 트로이아 전쟁에서 헥토르와 함께 그리스군에 맞서 싸웠으며, 특히 파트로클로스를 죽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따르면, 에우포르보스는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입고 전투에 참여했을 때, 그를 처음으로 공격하여 부상을 입혔다. 이후 헥토르가 파트로클로스를 쓰러뜨리면서 그의 죽음에 간접적으로 기여했다.

에우포르보스는 메넬라오스와의 싸움에서 전사했는데, 메넬라오스는 그의 뛰어난 무예에 감탄하면서도, 파트로클로스의 복수를 위해 그를 죽였다고 전해진다. 일설에는 메넬라오스가 에우포르보스의 시체에서 어린 시절 자신이 섬겼던 신관의 모습을 보았다고도 한다.

에우포르보스의 이야기는 윤회와 관련된 신화에도 등장한다. 피타고라스는 자신이 과거 트로이아 전쟁 당시 에우포르보스였다고 주장했으며, 그의 방패를 통해 이를 증명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영혼의 불멸과 윤회 사상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