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소성 전투
매소성 전투(買肖城戰鬪)는 675년(신라 문무왕 15년) 신라와 당나라 사이에 매소성(買肖城)에서 벌어진 전투로, 나당 전쟁 중 신라가 당의 대규모 육군을 상대로 거둔 결정적인 승리 중 하나이다. 이 전투는 신라가 삼국 통일의 완성을 앞두고 당의 한반도 지배 야심을 좌절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배경 신라는 당나라와 동맹하여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켰으나, 당이 백제와 고구려의 옛 땅은 물론 신라까지도 지배하려는 야심을 드러내자 신라는 당에 맞서 전쟁(나당 전쟁)을 시작했다. 신라는 백제와 고구려의 유민들과 연합하여 당의 군대를 상대로 싸웠으며,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의 전투가 벌어졌다. 당나라는 신라를 완전히 제압하기 위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여 한반도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전개 675년 음력 9월, 당나라의 이근행이 이끄는 20만 명(『삼국사기』 기록 기준)에 달하는 대규모 기병이 매소성 부근에 주둔하며 신라를 공격했다. 매소성은 지금의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일대로 비정되며, 신라의 중요한 방어 거점 중 하나였다.
신라군은 수적으로 열세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소성에서 당군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반격에 나섰다. 신라군은 당군의 기습 공격을 막아내고, 전략적인 기동과 백성들의 지원 등을 활용하여 당군을 혼란에 빠뜨렸다. 치열한 전투 끝에 신라군은 당나라의 대규모 기병 부대를 크게 격파하는 대승을 거두었다.
『삼국사기』 기록에 따르면, 이 전투에서 신라는 당나라 군사 20만 4700명을 죽이거나 사로잡았으며, 말 3만 380필을 획득했다고 한다. 이 기록의 정확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으나, 당시 당군이 입은 피해가 막심했으며 신라군이 대승을 거두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결과 및 의의 매소성 전투에서의 대패는 당나라가 나당 전쟁에서 육상으로 신라를 압도하려는 계획에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다. 당나라는 이 전투 이후 더 이상 대규모 육군을 동원한 공세를 펼치기 어렵게 되었고, 결국 한반도 지배의 야심을 사실상 접고 대부분의 병력을 철수하게 되었다.
이 전투는 신라가 당의 간섭과 지배로부터 벗어나 자주적으로 삼국 통일(고구려 옛 영토의 일부는 발해로 계승)을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신라는 매소성 전투의 승리를 통해 군사적 자신감을 얻고, 이후 금강 하구 기벌포 해전 등에서 승리하며 당군을 완전히 몰아낼 수 있었다. 매소성 전투는 나당 전쟁의 판세를 신라에게 유리하게 바꾸고 통일 신라의 기틀을 마련한 주요 전투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