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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중명전

중명전 (重明殿)은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덕수궁의 부속 건물로, 원래 황실의 도서관인 수옥헌(漱玉軒)으로 건립되었으나, 1904년 덕수궁 대화재 이후 고종 황제의 편전(便殿) 및 외국 사신 접견 장소 등으로 사용된 곳이다. 특히 을사조약(을사늑약)이 체결된 비극적인 역사적 장소로 알려져 있다.

역사 중명전은 1897년(광무 1년) 덕수궁(당시 경운궁)에 서양식 건물로 건립되었다. 처음에는 황실 도서관인 '수옥헌'으로 불렸으며, 대한제국기에 건립된 몇 안 되는 서양식 궁궐 건물 중 하나이다. 1904년 덕수궁에 큰 화재가 발생하여 정전인 중화전 등이 소실되자, 비교적 피해가 적었던 중명전이 임시 편전으로 사용되었다. 이때 '중명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1905년 11월, 이 곳에서 대한제국의 외교권이 일제에게 강탈당하는 을사조약(을사늑약)이 체결되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중명전은 한국 근대사의 비극적인 현장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이후에도 고종이 외국 사신을 접견하는 등 중요한 외교적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1925년 화재로 건물의 일부가 소실되었으나 복구되었고, 광복 이후에는 미군정의 하지 중장 관저 등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한국전쟁 이후에는 민간에 매각되어 미국문화원,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등으로 사용되다가, 2003년 덕수궁에 다시 편입되었다. 2004년부터 복원 및 재정비 작업을 거쳐 현재는 '대한제국 역사관'으로 활용되어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건축 중명전은 2층 벽돌 건물로, 대한제국 시기 건립된 서양식 근대 건축물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단순하면서도 비례미를 갖춘 외관과 실내 공간 구성은 당시 서양 건축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건물 내부는 중앙에 홀이 있고, 양쪽에 방들이 배치된 비교적 간결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내부가 전시 공간으로 꾸며져 있으며, 을사조약 체결의 과정과 대한제국 황실의 노력 등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의의 중명전은 단순한 건축물을 넘어 대한제국 시기의 아픈 역사를 증언하는 중요한 현장이다. 을사조약이 체결된 장소라는 상징성 때문에, 한국 근대사의 비극과 국권 회복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하는 역사 교육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대한제국 시기의 서양식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사례로서 건축사적인 가치도 지니고 있다. 현재 사적 제124호인 덕수궁의 일부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