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열차포
구스타프 열차포(독일어: Schwerer Gustav)는 제2차 세계 대전 중 나치 독일이 개발하고 사용한 초대형 열차포이다. 800mm라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구경을 가진 강선포로, 독일의 크루프(Krupp) 사에서 히틀러의 명령에 따라 프랑스의 마지노선과 같은 강력한 요새를 파괴할 목적으로 제작되었다.
개발 배경 1930년대 후반, 독일 육군 최고 사령부는 프랑스 국경의 마지노선 요새처럼 콘크리트로 강화된 방어선을 돌파할 수 있는 무기의 개발을 요구했다. 이에 크루프 사는 800mm 구경의 거대한 열차포 설계를 제시했으며, 이 프로젝트는 엄청난 규모와 기술적 난이도를 수반했다. 완성된 첫 번째 포에는 비공식적으로 '슈베러 구스타프'(무거운 구스타프)라는 이름이 붙었고, 두 번째 포는 '도라'(Dora)로 명명되었다.
특징 및 제원 구스타프 열차포는 압도적인 크기와 무게를 자랑했다.
- 총 무게: 약 1,350톤
- 길이: 약 47미터
- 높이: 약 12미터
- 포신 길이: 약 32미터
- 구경: 800mm
사용된 포탄은 주로 두 가지 유형이었다.
- 고폭탄(HE): 무게 약 4.8톤, 최대 사거리 약 48km
- 철갑탄(AP): 무게 약 7.1톤, 최대 사거리 약 38km
이 거대한 포의 운용에는 엄청난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었다. 포의 조립에만 수백 명의 병력이 며칠이 걸렸으며, 운용 및 방공, 보수 인력까지 합하면 수천 명의 지원 병력이 필요했다. 포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포 전체를 움직여야 했고, 이는 특별히 설치된 굽은 철로 위에서만 가능했다. 또한, 발사 속도는 극히 느려 하루에 14발 정도만 발사할 수 있었다.
실전 배치 및 운용 구스타프 열차포가 실전에 배치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1942년의 세바스토폴 공방전이었다. 독일군은 이 전투에서 구스타프를 사용하여 소련의 강력한 지하 요새와 콘크리트 방어 시설을 공격했으며, 실제로 상당한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막대한 운송 및 운용 비용, 철로에 한정되는 기동성, 느린 발사 속도 등으로 인해 전략적인 가치는 제한적이었다. 세바스토폴 외에는 극히 제한적인 지역에서 사용되었거나 운용 계획만 세워지기도 했다.
최후 전쟁 말기, 연합군이 독일 본토로 진격함에 따라 독일군은 구스타프 열차포가 적의 손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 파괴했다. 잔해는 이후 연합군에 의해 발견되었다.
평가 구스타프 열차포는 당시 독일의 뛰어난 중공업 및 군사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그 엄청난 규모와 비용에 비해 실제 전쟁에서의 효용성은 떨어진다는 비판도 많다. 운용의 비효율성과 낮은 가동률로 인해, 거대하고 복잡한 '슈퍼 무기' 개발이 항상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사례로 종종 언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