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학
한문학은 한국인이 한자(漢字)와 문언문(文言文)으로 기록한 문학 작품과 그에 대한 연구를 총칭하는 용어이다. 오랜 역사 동안 한국의 지식층에게 한문은 학문과 교양, 그리고 공식적인 기록 및 소통의 주요 수단이었기에, 한문학은 한국 문학사의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역사
한문학의 역사는 삼국 시대부터 시작되었다. 초기에는 주로 중국 문학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으나, 점차 한국 고유의 사상과 정서, 역사를 담아내며 독자적인 발전을 이루었다. 통일신라 시대에는 최치원과 같은 인물이 뛰어난 한문 실력으로 문명을 떨쳤다. 고려 시대에는 사대부 문학이 발달하고 문학 이론에 대한 논의도 활발해졌다. 특히 무신정변 이후 현실 비판적인 성향을 띤 작품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조선 시대는 한문학의 황금기로 불리며, 국가의 통치 이념인 유교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개인의 감정, 자연 관조, 사회 비판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수많은 작품이 창작되었다. 조선 후기에 실학 사상이 등장하면서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을 담은 문학이 발달하기도 했다. 갑오개혁 이후 한글이 국문(國文)으로 공식화되고 근대 문학이 발달함에 따라 한문학은 점차 그 지위를 잃어갔으나, 일제강점기와 현대에 이르기까지 소수의 문인들에 의해 명맥이 이어지기도 했다.
특징 및 장르
한문학의 가장 큰 특징은 언어적 기반이 한문이라는 점이다. 이는 중국 문학과의 교류를 가능하게 했지만, 동시에 한문을 익히지 못한 대중에게는 접근하기 어려운 문학이었다. 주요 장르로는 시(詩)와 문(文)이 있다.
- 시(詩): 오언시(五言詩), 칠언시(七言詩) 등 다양한 형식의 시가 창작되었으며, 자연을 읊거나 역사적 사건을 회고하고, 개인의 감정을 표현하는 등 폭넓은 내용을 담았다.
- 문(文): 문에는 표(表), 소(疏) 등과 같은 공식적인 글쓰기부터 기(記), 설(說), 전(傳) 등의 논리적인 글, 편지글(서, 書), 그리고 허구적인 이야기를 담은 소설(소화, 小話)까지 다양한 형태가 포함된다. 특히 조선 후기에는 패관소설(稗官小說)의 전통을 이어받은 한문 소설이 발달하기도 했다.
주요 인물 및 작품
한문학을 빛낸 주요 인물로는 삼국 시대의 최치원, 고려 시대의 이규보, 김부식, 이제현, 조선 시대의 정몽주, 권근, 서거정, 김시습, 이황, 이이, 정철, 박지원, 정약용 등 수많은 문인들이 있다. 이들의 작품은 『동문선(東文選)』, 『대동야승(大東野乘)』 등과 같은 문집이나 총서에 실려 전해진다.
의의
한문학은 단순한 문학의 형태를 넘어 한국의 역사, 사상, 문화, 사회 구조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이다. 수천 년간 한국 지식인들의 정신세계를 담아냈으며, 동아시아 문명권 내에서의 한국의 위치와 교류 양상을 보여준다. 또한, 후대 한글 문학의 발달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재는 주로 학술적인 연구 대상이 되고 있지만, 그 속에 담긴 사상과 예술성은 여전히 현대에도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