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비 문자

팔라비 문자 (Pahlavi script)는 중세 이란어 표기에 사용된 문자 체계의 총칭이다. 아람 문자를 바탕으로 발전했으며, 기원후 3세기부터 10세기경까지 사용되었다. 팔라비 문자는 주로 파르티아어, 중기 페르시아어, 소그드어, 호라즘어 등 다양한 이란어파 언어를 기록하는 데 사용되었지만, 문자의 기원이 된 아람어의 흔적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실제 발음과 표기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팔라비 문자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아람 문자 기원: 아람 문자의 자형을 상당 부분 계승했으며, 아람어 단어를 그대로 차용하여 이란어 단어를 표기하는 이표문자(heterogram) 사용이 빈번했다.
• 자모의 제한성: 음소에 비해 자모의 수가 적어 하나의 문자가 여러 음가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팔라비 문자의 해독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 리그처(합자) 발달: 두 개 이상의 글자가 결합된 형태의 합자가 많이 사용되었다.
• 다양한 서체 존재: 팔라비 문자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양한 서체가 존재했다. 대표적인 예로는 파르티아 팔라비 문자, 경전 팔라비 문자, 시편 팔라비 문자 등이 있다.

팔라비 문자는 조로아스터교 문헌을 비롯한 다양한 종교적, 역사적 기록을 남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페르시아 문자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쳤다. 현대에는 팔라비 문자를 해독하고 연구하는 학자들이 존재하며, 이란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