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립시노겐
트립시노겐(Trypsinogen)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비활성 형태의 단백질 분해 효소 전구체, 즉 자이모겐(zymogen)이다. 분자량은 약 24 kDa이며, 트립신(Trypsin)으로 활성화되기 전까지는 단백질 분해 활성을 나타내지 않는다.
역할 및 활성화 과정:
트립시노겐은 췌장 세포에서 합성되어 췌장액을 통해 십이지장으로 분비된다. 십이지장 점막 세포에서 분비되는 엔테로키나아제(Enterokinase)에 의해 N-말단의 펩타이드가 잘려나가면서 활성 형태인 트립신으로 전환된다. 이 때 잘려나가는 펩타이드는 6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Val-(Asp)4-Lys이다. 트립신은 이후 자체적으로 트립시노겐을 활성화시키는 자가촉매(autocatalysis) 반응을 일으켜 트립신의 양을 증폭시킨다.
생체 내 중요성:
트립시노겐은 췌장에서 활성 효소인 트립신으로 분비되는 것을 방지하여 췌장 자체의 자가 소화를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트립시노겐이 췌장 내에서 조기에 활성화될 경우, 급성 췌장염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췌장염은 트립신을 포함한 다양한 소화 효소들이 췌장 조직을 손상시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관련 질환:
- 유전성 췌장염: 트립시노겐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트립시노겐이 자가 활성화되기 쉬운 형태로 바뀌게 하여 유전성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 급성 췌장염: 다양한 원인에 의해 췌장 내에서 트립시노겐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급성 췌장염이 발생할 수 있다.
기타:
트립신은 아미노산의 카르복실기 쪽에서 아르기닌(arginine) 또는 라이신(lysine) 잔기를 특이적으로 절단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단백질 서열 분석이나 펩타이드 매핑 등 다양한 생화학적 실험에 널리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