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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주의

유미주의(唯美主義, Aestheticism)는 19세기 후반에 프랑스에서 시작되어 영국 등 유럽 전역으로 확산된 문학 및 예술 사조이다. 예술의 목적은 도덕적, 사회적, 정치적 효용이 아니라 오직 미(美), 즉 심미적 가치 그 자체에 있다는 주장을 핵심으로 한다. 흔히 "예술을 위한 예술(L'art pour l'art)"이라는 구호로 요약된다. 특히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적, 도덕적 목적을 예술에 부여하려는 경향과 실용주의적 관점에 대한 반발로 대두되었다.

배경 및 특징: 유미주의는 프랑스에서 테오필 고티에(Théophile Gautier)가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창하며 시작되었고, 샤를 보들레르(Charles Baudelaire) 또한 시의 자율성과 아름다움을 강조하며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사상이 영국으로 건너가 월터 페이터(Walter Pater) 등에 의해 이론화되고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 등에 의해 실천되며 확산되었다.

유미주의의 핵심 원리는 예술의 자율성(autonomy)을 주장하는 것이다. 예술 작품의 가치는 그것이 담고 있는 메시지나 교훈, 혹은 사회적 영향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 형식과 구성에서 비롯되는 미적 완결성에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미주의자들은 현실의 재현이나 도덕적 교화보다는 감각적인 아름다움, 세련된 형식, 비일상적인 소재, 그리고 인공적인 것과 퇴폐적인 경향에도 주목하기도 했다. 중요한 것은 강렬하고 순수한 심미적 경험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주요 인물 및 영향: 유미주의를 대표하는 인물로는 영국의 비평가 월터 페이터(Walter Pater)가 있으며, 그는 『르네상스 연구(Studies in the History of the Renaissance)』(1873)를 통해 감각적인 경험과 미적 순간의 가치를 강조하며 유미주의 이론의 기초를 마련했다. 소설가, 극작가, 시인인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는 유미주의를 대중적으로 알리고 실천한 가장 유명한 인물로, 그의 작품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등은 유미주의적 경향을 잘 보여준다. 화가 제임스 맥닐 휘슬러(James McNeill Whistler)는 회화 역시 순수한 형식과 색채의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함을 시사했다.

유미주의는 문학, 회화, 디자인, 음악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 영향을 미쳤다. 문학에서는 언어의 음악성, 이미지의 섬세함, 형식의 완벽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으며, 상징주의 등 후대 사조에도 영향을 주었다. 회화에서는 주제나 서사보다는 색채와 형태의 조화, 순수한 시각적 아름다움을 중시하게 되었다. 또한, 19세기 말의 장식 예술 및 공예 운동인 아르누보(Art Nouveau)에도 영향을 미쳤다.

비판: 유미주의는 그 극단적인 미적 추구로 인해 현실 도피적이고 퇴폐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도덕이나 사회적 책임보다는 개인의 감각적 쾌락과 인공적인 아름다움만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