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오천축국전
왕오천축국전 (往五天竺國傳)은 통일신라의 승려 혜초(慧超, 704~787 추정)가 723년부터 727년까지 인도와 중앙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와 지은 여행기이다. 현존하는 것은 단편적인 필사본으로, 전체 5권 중 제3권의 일부만이 남아 있다.
개요
왕오천축국전은 혜초가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보고 들은 내용을 담고 있어, 8세기 초 인도 및 중앙아시아 지역의 정치, 사회, 문화, 풍습, 종교 등 다양한 측면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당시 인도 불교의 상황과 서역 여러 나라의 실정을 알려주는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는다.
주요 내용
- 여행 경로: 혜초는 중국 광저우에서 배를 타고 출발하여 인도 동해안을 거쳐 북인도로 이동하였다. 이후 중앙아시아 지역을 여행하고, 다시 중국으로 돌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남아있는 필사본에는 현재 파키스탄 지역인 간다라, 카슈미르, 중앙아시아의 여러 국가에 대한 기록이 포함되어 있다.
- 사회, 문화, 풍습: 각 지역의 왕의 통치 방식, 백성들의 생활 모습, 음식, 의복, 장례 풍습, 언어 등에 대한 자세한 묘사가 담겨 있다.
- 종교: 특히 불교의 교리, 사찰의 모습, 승려들의 생활, 불교 의식 등에 대한 상세한 기록은 인도 불교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 또한 다른 종교와의 관계에 대한 내용도 일부 포함되어 있다.
- 역사적 가치: 왕오천축국전은 현존하는 유일한 한국인의 인도 여행기로, 8세기 동서 문화 교류의 실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고대 한국인의 세계관과 국제 감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현전하는 필사본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필사본은 1908년 프랑스의 동양학자 폴 펠리오가 중국 둔황에서 발견하였다.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내용의 상당 부분이 손실되었지만, 남아있는 부분만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의의 및 평가
왕오천축국전은 한국 역사 뿐만 아니라 세계사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실크로드 연구, 불교사 연구, 중앙아시아사 연구 등에 필수적인 자료로 꼽힌다. 혜초의 생생한 묘사는 당시의 시대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며, 고대 한국인의 진취적인 기상과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