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말 무성음화
어말 무성음화는 한국어의 대표적인 음운 변동 중 하나로, 단어의 끝에 오는 자음이 발음될 때 성대의 울림이 사라지고 무성음으로 바뀌는 현상을 넓게 이르는 말이다.
개요
이 현상은 엄밀히 말해 '음절말 중화(音節末 中和)'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다. 한국어에서는 음절의 마지막에 올 수 있는 자음의 종류가 제한적이며, 특히 어말이나 자음 앞에서 장애음(파열음, 마찰음, 파찰음)은 본래의 소릿값을 잃고 [ㅂ], [ㄷ], [ㄱ] 세 가지 무성 파열음 중 하나로만 발음된다. 이 과정에서 원래 유성음이었던 자음이나 무성음 중 일부가 모두 무성음인 파열음으로 바뀌므로 '무성음화'라고 부른다. 또한 음절 말에 오는 자음은 대개 뒤에 모음이 이어지지 않으면 불파음(unreleased stop)으로 실현된다.
변동 대상 및 결과
어말 무성음화, 즉 음절말 중화의 결과로 실현되는 자음은 다음 세 가지 무성 파열음뿐이다.
- 양순음 계열: ㅂ, ㅍ, ㅃ → [ㅂ] ([p˺])
- 치조음/치경음 계열: ㄷ, ㅌ, ㄸ, ㅅ, ㅆ, ㅈ, ㅊ, ㅉ → [ㄷ] ([t˺])
- 연구개음 계열: ㄱ, ㅋ, ㄲ → [ㄱ] ([k˺])
이 외의 자음(ㄴ, ㄹ, ㅁ, ㅇ)은 어말이나 자음 앞에서 원래 소릿값을 유지한다.
예시
- 꽃 /kkot͡ʃ/ → [꼳̚] ([kkot̚]): 파찰음 ㅊ이 어말에서 무성 파열음 [ㄷ]으로 발음된다.
- 낮 /nat͡ʃ/ → [낟̚] ([nat̚]): 파찰음 ㅈ이 어말에서 무성 파열음 [ㄷ]으로 발음된다.
- 숲 /supʰ/ → [숩̚] ([sup̚]): 파열음 ㅍ이 어말에서 무성 파열음 [ㅂ]으로 발음된다.
- 부엌 /pu.əkʰ/ → [부억̚] ([pu.ək̚]): 파열음 ㅋ이 어말에서 무성 파열음 [ㄱ]으로 발음된다.
- 옷 /ot/ → [옫̚] ([ot̚]): 마찰음 ㅅ이 어말에서 무성 파열음 [ㄷ]으로 발음된다.
- 앞 /apʰ/ → [압̚] ([ap̚]): 파열음 ㅍ이 어말에서 무성 파열음 [ㅂ]으로 발음된다.
- 밖 /pak̚/ → [박̚] ([pak̚]): 파열음 ㄲ이 어말에서 무성 파열음 [ㄱ]으로 발음된다.
이러한 어말 무성음화(또는 음절말 중화)는 한국어의 중요한 음운 규칙 중 하나이며, 이는 표준 발음법에서도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한 단어 내의 음절 끝이나 단어 끝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