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르 칸국
불가르 칸국은 7세기 중반부터 9세기 말까지 현재의 동유럽 평원 지역에 존재했던 초기 튀르크계 유목민족 국가이다. 쿠브라트 칸이 이끄는 불가르족이 아바르족의 압박을 피해 대불가리아에서 이동하면서 형성되었다.
역사
대불가리아의 붕괴 이후 쿠브라트 칸의 아들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며 세력을 형성했는데, 그중 아스파루흐 칸이 이끄는 불가르족은 도나우 강 하류 지역으로 남하하여 슬라브족과 연합하여 681년 동로마 제국을 격파하고 독립적인 국가를 세웠다. 이 국가가 불가르 칸국이며, 이후 슬라브족과의 융합을 통해 슬라브 문화와 언어가 불가르족에게 흡수되면서 현재의 불가리아 민족의 기원이 되었다.
초기에는 칸이 통치하는 유목민족 국가의 성격을 띠었으나, 점차 슬라브 문화의 영향을 받아 정주 생활을 시작하고, 행정 체계를 정비하면서 국가의 기틀을 다졌다. 8세기에는 키르길 칸이 강력한 중앙 집권 체제를 구축하고 영토를 확장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다.
문화
불가르 칸국의 문화는 튀르크 유목민족의 전통과 슬라브 문화가 융합된 형태를 띠고 있다. 군사적으로는 유목민족 특유의 기마술과 활쏘기 능력이 뛰어났으며, 사회적으로는 칸을 중심으로 한 계층 구조가 확립되었다. 종교적으로는 탕그라를 숭배하는 튀르크 샤머니즘이 주류였으나, 이후 기독교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었다.
멸망
9세기 후반, 시메온 1세 치세에 전성기를 맞이하며 제국으로 발전했지만, 그의 사후 내분과 외세의 침입으로 인해 쇠퇴하기 시작했다. 결국 1018년 동로마 제국에 의해 멸망하면서 그 역사가 막을 내렸다.
유산
불가르 칸국은 현재의 불가리아라는 국가와 민족의 기원이 되었으며, 동유럽 역사와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불가르 칸국 시대의 유적과 유물은 불가리아 각지에 남아 있으며, 불가리아 민족의 자긍심의 원천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