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파 방법
부분파 방법 (Partial Wave Method)은 양자역학에서 산란 이론을 다루는 핵심적인 기법 중 하나이다. 특히 구형 대칭 퍼텐셜(potential) 하에서 입자가 산란되는 문제를 분석하는 데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이 방법의 기본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다. 시스템에 입사하는 평면파는 다양한 각운동량을 가진 여러 개의 구형파 성분들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다. 구형 대칭 퍼텐셜 하에서 입자가 산란될 때, 각운동량은 보존되므로 입사하는 평면파의 각 성분들은 독립적으로 산란된다. 이 독립적인 각운동량 성분들을 부분파(partial wave)라고 부른다.
부분파 방법은 각 부분파(각운동량 양자수 l
로 구분됨)에 대해 퍼텐셜이 존재할 때의 슈뢰딩거 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데 집중한다. 퍼텐셜의 영향은 각 부분파의 위상 변화(phase shift, 기호는 δ_l)로 나타난다. 즉, 퍼텐셜이 없을 때와 비교하여 퍼텐셜이 있을 때의 해당 부분파의 파동 함수는 단순히 위상만 변하게 된다. 이 위상 변화 δ_l은 산란 퍼텐셜에 대한 모든 물리적 정보를 담고 있다.
각 부분파에 대한 위상 변화 δ_l을 계산한 후, 이를 이용하여 전체 산란 파동 함수를 구성하고 산란 진폭(scattering amplitude), 미분 단면적(differential cross section), 그리고 총 단면적(total cross section) 등의 물리량을 계산할 수 있다. 이 물리량들은 실험적으로 측정 가능하며 산란 현상을 정량적으로 설명하는 데 사용된다.
이 방법은 특히 저에너지 산란 문제나 퍼텐셜의 형태가 비교적 단순한 경우(예: 유한 사각 우물 퍼텐셜, 유카와 퍼텐셜 등)에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산란 에너지가 높아지거나 퍼텐셜이 복잡해지면 고려해야 할 부분파의 수가 많아져 계산이 복잡해지는 단점이 있다. 또한, 엄밀히 말하면 구형 대칭이 아닌 퍼텐셜에는 이 방법을 직접 적용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