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터 벤야민
발터 벤야민 (Walter Benjamin, 1892년 7월 15일 ~ 1940년 9월 26일)은 독일의 비평가, 철학자, 사회학자, 번역가, 에세이 작가이다. 그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와 관련이 있으며, 마르크스주의 미학, 서구 자본주의,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 도시 경험 등에 대한 독창적인 분석으로 20세기 지성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벤야민은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베를린 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했으며, 이후 스위스 베른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평생 동안 학문적 지위를 얻지 못하고 독립적인 저술가로 활동했으며, 막스 호르크하이머, 테오도어 아도르노 등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주요 저작으로는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Das Kunstwerk im Zeitalter seiner technischen Reproduzierbarkeit), 《역사철학 테제》(Über den Begriff der Geschichte), 《아케이드 프로젝트》(Passagen-Werk) 등이 있다. 《기술 복제 시대의 예술 작품》에서는 사진과 영화 등 기술 복제 매체의 등장으로 인해 예술 작품의 아우라(Aura)가 훼손되고 대중적 향유가 가능해졌음을 분석하며, 예술의 정치적 잠재력을 탐구했다. 《역사철학 테제》에서는 진보에 대한 전통적인 관념을 비판하고, 과거의 고통에 대한 기억을 강조하는 새로운 역사관을 제시했다. 미완성 유고작인 《아케이드 프로젝트》는 19세기 파리의 아케이드를 중심으로 자본주의의 기원과 도시 문화의 변화를 방대하게 탐구한 기념비적인 작업이다.
나치 정권의 탄압을 피해 프랑스로 망명했던 벤야민은 1940년 스페인을 거쳐 포르투갈로 탈출하려 했으나, 국경에서 체포될 위기에 처하자 자살했다. 그의 사후, 그의 저작들은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통해 널리 알려지게 되었으며, 현대 철학, 미학, 문화 연구 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