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아미르국

레바논 아미르국 (아랍어: إمارة جبل لبنان, Imārat Jabal Lubnān)은 16세기 초부터 1840년까지 레바논 산악 지역에 존재했던 자치 국가이다. 오스만 제국의 통치하에 있었지만, 드루즈 및 마론파 기독교 세력이 자치를 누리며 세습적으로 통치했다. 아미르(에미르)는 이 지역의 유력 가문에서 선출되었으며, 오스만 제국에 충성을 맹세하고 조공을 바치는 대신 상당한 자치권을 행사했다.

레바논 아미르국은 마안 가문(Ma'an dynasty, 1516-1697)과 시하브 가문(Shihab dynasty, 1697-1840)에 의해 통치되었다. 마안 가문 시대에는 파크르 알 딘 2세(Fakhr al-Din II)의 통치 하에 영토를 확장하고 경제적 번영을 누렸으며, 유럽과의 관계를 증진시키기도 했다. 시하브 가문은 처음에는 수니파 이슬람교를 믿었으나, 점차 마론파 기독교로 개종하면서 마론파 세력과의 관계를 강화했다. 바시르 2세(Bashir II)의 통치 기간 동안에는 중앙 집권화를 추진하고 근대적인 개혁을 시도했지만, 결국 오스만 제국의 개입으로 실각하고 아미르국은 해체되었다.

레바논 아미르국의 해체는 레바논 지역의 종파 간 갈등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이는 이후 레바논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아미르국의 유산은 오늘날 레바논의 정체성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