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반 바르 사우마
라반 바르 사우마 (몽골어: 랍반 사우마, 중국어: 拉賓掃務瑪, 라틴 문자 표기: Rabban Bar Sauma, 1220년경 ~ 1294년)는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 수도승이자 외교관이다. 몽골 제국의 일 한국(Ilkhanate)의 아르군 칸에 의해 유럽에 파견되어 서방 기독교 국가의 군주들과 동맹을 모색했다. 그의 여정은 중세 시대 동서양 문화 교류의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생애
바르 사우마는 중국 북부 (당시 몽골 제국의 일부)에서 태어났으며, 위구르족 또는 옹구트족 출신으로 추정된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가졌으며, 수도승이 되었다. 1278년, 그는 오랜 친구인 마르코스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순례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중앙 아시아 지역의 불안정한 정세로 인해 순례는 어려워졌고, 그들은 대신 서쪽으로 향하게 되었다.
그들은 페르시아, 아르메니아 등을 거쳐 몽골 제국의 일 한국에 도착했다. 일 한국의 통치자 아르군 칸은 기독교에 호의적이었으며, 바르 사우마의 지식과 외교적 능력을 인정하여 그를 유럽에 파견하여 서방 국가들과의 동맹을 모색하도록 했다.
1287년, 바르 사우마는 로마, 파리, 런던 등을 방문하여 교황 니콜라오 4세, 프랑스 왕 필리프 4세, 잉글랜드 왕 에드워드 1세 등 유럽의 주요 군주들과 회담했다. 그는 아르군 칸의 제안을 전달하고, 십자군 원정을 통해 이슬람 세력을 몰아내고 예루살렘을 탈환하는 데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유럽의 정치적 상황과 내부 분열로 인해 실질적인 동맹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바르 사우마는 1288년 일 한국으로 돌아와 아르군 칸에게 유럽 방문 결과를 보고했다. 그는 1294년에 사망했으며, 그의 생애와 여행에 대한 기록은 시리아어로 작성된 연대기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의의
바르 사우마의 유럽 방문은 몽골 제국과 서방 세계 간의 외교적 접촉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이다. 그의 여정은 중세 시대 동서양 문화 교류의 활발함을 드러내며, 몽골 제국의 종교적 관용 정책을 보여주는 증거로도 평가받는다. 비록 그의 동맹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그의 활동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