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구치 지로
다니구치 지로(谷口 ジロー, 1947년 8월 14일 ~ 2017년 2월 11일)는 일본의 만화가이다. 본명은 谷口 治郎이며, 주로 본명과 비슷한 필명을 사용했다. 돗토리현 돗토리시에서 태어나 도쿄도에서 사망했다.
다니구치 지로는 섬세하고 사실적인 그림체와 담담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스토리텔링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대개 과장된 표현이나 극적인 전개보다는 일상생활의 잔잔한 풍경, 인간적인 고뇌와 성찰, 자연과의 교감 등을 차분하게 그려낸다. 이러한 스타일 때문에 그의 만화는 특히 유럽, 그중에서도 프랑스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그래픽 노블'로서 큰 인기를 누렸다. 여러 차례 프랑스 앙굴렘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서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작가였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혼자 음식을 즐기는 중년 남성의 일상을 그린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 산악인의 도전을 다룬 《신들의 봉우리》(神々の山嶺), 목적 없이 거리를 걷는 남자의 시선을 따라가는 《걷는 남자》(歩く男), 아버지와의 관계와 기억을 되짚는 자전적 이야기인 《아버지의 달력》(父の暦), 젊은 시절 만화가 지망생의 이야기를 그린 《겨울 동물원》(冬の動物園), 루브르 박물관의 의뢰로 제작된 《루브르의 수호자》(ルーヴルの守り神) 등이 있다.
다니구치 지로의 작품 세계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가득하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나 주변의 일상과 삶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그는 단순한 만화의 영역을 넘어 예술로서의 만화, 성인 독자를 위한 깊이 있는 만화의 가능성을 보여준 작가로 평가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