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가상디

피에르 가상디 (프랑스어: Pierre Gassendi, 1592년 1월 22일 ~ 1655년 10월 24일)는 프랑스의 철학자, 과학자, 수학자, 천문학자, 그리고 가톨릭 사제이다. 그는 경험주의적 인식론을 옹호하며 에피쿠로스주의를 부활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가상디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의 샹테르시에에서 태어났다. 엑스 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으며, 이후 파리에서 활동하면서 다양한 학자들과 교류했다. 그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요하네스 케플러의 과학적 업적을 지지했으며, 특히 원자론에 관심을 가지고 에피쿠로스의 철학을 연구했다.

그의 철학은 데카르트의 합리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특징지어진다. 가상디는 인간의 지식은 감각 경험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며, 이성을 통한 확실한 지식 획득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는 또한 자유 의지를 옹호하며 결정론적 세계관에 반대했다.

가상디는 과학 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그는 천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망원경을 이용한 관측을 수행했으며, 수성의 태양면 통과를 예측하고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진공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증명하려 노력했으며, 음속 측정 실험을 수행하기도 했다.

가상디의 주요 저서로는 《에피쿠로스 생애와 사상》(Vita Epicuri, 1647), 《에피쿠로스 철학 개론》(Syntagma philosophiae Epicuri, 1649), 《논박론》(Exercitationes paradoxicae adversus Aristoteleos, 1624) 등이 있다. 그의 사상은 존 로크, 아이작 뉴턴 등 후대 철학자와 과학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