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공의회
피렌체 공의회는 1431년부터 1449년까지 개최된 로마 가톨릭 교회의 세계 공의회이다. 본래 스위스의 바젤에서 시작되어(바젤 공의회), 이후 이탈리아의 페라라(1438년), 피렌체(1439년), 그리고 로마(1445년 이후)로 장소를 옮겨 진행되었기 때문에 바젤-페라라-피렌체-로마 공의회라고도 불린다. 교황 마르티노 5세가 소집하였고, 후임 교황 에우제니오 4세가 이끌었다.
공의회의 주요 목적은 교회 개혁, 후스파 이단 문제 해결, 교황권과 공의회 수위권 문제 해결 등이었으나, 특히 1439년 피렌체에서 개최된 시기는 비잔티움 제국의 황제 요안니스 8세 팔레올로고스와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 요셉 2세를 포함한 동방 정교회 대표단과 로마 가톨릭 교회가 만나 1054년 대분열 이후의 교리적 차이를 해소하고 교회를 재일치시키려는 시도로 역사적으로 가장 중요하다.
주요 논의 사항으로는 성령의 발출 문제(필리오케), 연옥 교리, 교황 수위권, 성찬례의 빵(누룩 사용 여부) 문제 등이 있었다. 1439년 7월 6일, 동서 교회 간의 일치 선언문인 《하늘은 기뻐하여라》(Laetentur Caeli)가 서명되며 일치가 선포되었다. 또한, 아르메니아 사도 교회, 콥트 정교회 등 다른 동방 교회들과의 일치 노력도 이루어져 일부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동방 교회 대표단이 콘스탄티노폴리스로 돌아간 후, 서명에 참여한 대표들조차도 동방 교회 성직자와 평신도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다. 결국 피렌체 공의회에서 선포된 동서 교회의 일치는 동방 교회 내부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실질적으로 이행되지 못했다.
이 공의회는 대분열 이후 동서 교회의 재일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시도 중 하나로 평가받지만, 궁극적인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서방 학자들이 동방 학자들과 접촉하며 고대 그리스 문헌을 접하고 교류한 것은 르네상스 발전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