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로즈 과정

펜로즈 과정(Penrose process)은 회전하는 블랙홀(커 블랙홀)의 사건 지평선 근처에서 에너지를 추출할 수 있는 이론적인 과정입니다. 1969년 영국의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에 의해 처음 제안되었습니다. 이 과정은 블랙홀 주변의 '작업 영역'(ergosphere)이라는 특수한 영역을 활용합니다.

작업 영역은 블랙홀과 함께 회전하는 시공간으로, 이곳에 진입한 물체는 블랙홀의 회전 방향으로 회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펜로즈 과정에서는 입자가 작업 영역에 진입하여 두 개의 입자로 쪼개집니다. 하나의 입자는 블랙홀로 떨어져 들어가고, 다른 입자는 블랙홀에서 벗어나 탈출합니다. 핵심은 블랙홀로 떨어지는 입자가 음의 에너지를 갖도록 쪼개지는 것입니다(블랙홀 외부 관찰자 기준).

블랙홀로 떨어지는 입자가 음의 에너지를 가지므로, 결과적으로 블랙홀의 질량과 회전 에너지가 감소합니다. 탈출하는 입자는 원래 입자보다 더 큰 에너지를 갖게 되는데, 이는 블랙홀의 회전 에너지가 추출되어 탈출하는 입자의 에너지로 전환된 결과입니다. 즉, 블랙홀의 회전 에너지를 다른 입자의 운동 에너지로 변환시켜 에너지를 얻는 것입니다.

펜로즈 과정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실제로 효율적인 에너지 추출 방법으로 사용될 가능성은 낮다고 여겨집니다. 블랙홀 주변의 극도로 강한 중력과 자기장으로 인해 입자를 원하는 대로 조작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펜로즈 과정은 블랙홀의 에너지와 역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