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병균
탄저병균 (炭疽病菌, Bacillus anthracis)은 탄저병을 일으키는 그람 양성, 호기성 또는 통성 혐기성 간균이다. 토양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며, 주로 초식동물에게 질병을 유발하지만, 인간에게도 감염될 수 있다. 탄저병균은 환경이 열악한 조건에서 수십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는 내생포자(endospore)를 형성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특징
- 형태 및 구조: 탄저병균은 길이가 3-10μm, 폭이 1-1.3μm인 막대 모양의 세균이다. 사슬 모양으로 배열되는 경향이 있으며, 캡슐(capsule)을 가지고 있어 숙주의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데 도움을 준다.
- 생장 조건: 탄저병균은 일반적인 배지에서 잘 자라며, 35-37°C의 온도에서 최적의 생장을 보인다. 호기성 또는 통성 혐기성 조건에서 생존할 수 있다.
- 내생포자: 탄저병균은 영양분이 부족하거나 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 내생포자를 형성한다. 내생포자는 열, 건조, 방사선, 화학 물질 등 극한 환경 조건에 매우 강하며, 유리한 조건이 되면 다시 발아하여 활성적인 세균으로 돌아갈 수 있다.
- 독성 인자: 탄저병균의 독성은 주로 두 가지 플라스미드(plasmid)에 의해 결정된다. 하나는 캡슐을 코딩하는 플라스미드(pXO2)이고, 다른 하나는 세 가지 독성 단백질인 보호항원(PA, protective antigen), 치사 인자(LF, lethal factor), 부종 인자(EF, edema factor)를 코딩하는 플라스미드(pXO1)이다. 이 세 가지 단백질은 함께 작용하여 세포 손상을 일으키고 질병을 유발한다.
감염 경로 및 질병
탄저병균은 주로 오염된 동물 또는 동물 제품과의 접촉, 포자 흡입, 오염된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감염될 수 있다. 탄저병은 피부 탄저, 흡입 탄저, 위장관 탄저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 피부 탄저: 가장 흔한 형태로, 피부에 통증 없는 검은색 궤양(eschar)을 형성한다.
- 흡입 탄저: 가장 심각한 형태로, 포자를 흡입하여 발생하며, 초기에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빠르게 호흡 곤란, 쇼크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 위장관 탄저: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여 발생하며, 복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진단 및 치료
탄저병은 환자의 검체(혈액, 피부 병변 등)에서 탄저병균을 배양하거나, 특이적인 항체를 검출함으로써 진단할 수 있다. 치료에는 주로 페니실린, 독시사이클린, 시프로플록사신 등 항생제가 사용된다. 흡입 탄저의 경우, 항생제와 함께 항독소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예방
탄저병 예방을 위해서는 탄저병 발생 지역의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오염된 동물 제품을 취급할 때 주의해야 한다. 탄저병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수의사, 실험실 연구원 등)에게는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