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스코 왕국

쿠스코 왕국 (Quechua: Qusqu Qullana, Spanish: Reino de Cusco)은 13세기 초부터 15세기 초까지 오늘날의 페루 남부에 존재했던 작은 왕국이다. 케추아족이 세운 것으로 추정되며, 잉카 제국의 전신으로 여겨진다. 전성기에는 쿠스코 계곡을 중심으로 주변 지역을 통치했으며, 잉카 초기 역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역사적 배경

쿠스코 왕국은 다양한 부족들이 혼재하던 쿠스코 계곡에 마르카 침바 부족을 몰아내고 등장했다. 신화에 따르면, 만코 카팍과 마마 오클로라는 태양신의 자녀가 티티카카 호에서 나와 쿠스코 계곡에 정착하여 왕국을 건설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부족 간의 세력 다툼과 연합을 통해 점차 세력을 확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통치 체제 및 사회

쿠스코 왕국의 초기 통치자들은 신정 정치를 펼쳤으며, 종교적 권위와 군사력을 겸비한 지도자들이 통치했다. 사회는 엄격한 계급 제도를 유지했으며, 귀족, 사제, 전사, 농민 등으로 구성되었다. 농업이 주된 경제 활동이었으며, 옥수수, 감자, 퀴노아 등을 재배했다.

잉카 제국으로의 전환

15세기 초, 파차쿠티 잉카 유판키 왕의 통치 하에 쿠스코 왕국은 급격한 팽창을 시작했다. 파차쿠티는 군사적 정복을 통해 주변 부족들을 복속시키고, 왕국을 제국으로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투팍 잉카 유판키, 와이나 카팍 등의 왕들이 정복 활동을 이어가면서 잉카 제국은 남아메리카 서부 지역의 광대한 영토를 지배하게 되었다. 쿠스코는 잉카 제국의 수도로서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다. 쿠스코 왕국은 사실상 잉카 제국에 흡수되어 그 역사 속으로 사라졌지만, 잉카 문명의 뿌리이자 잉카 제국 성립의 토대가 되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