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선 간섭계

장기선 간섭계(Very-long-baseline interferometry, VLBI)는 전파 천문학에서 여러 대의 전파 망원경을 멀리 떨어진 곳에 설치하여 마치 하나의 거대한 망원경처럼 운용하는 기술 및 그 장치를 의미한다. 각 망원경은 관측 데이터를 개별적으로 기록하고, 이후 데이터를 상관시켜 마치 망원경의 구경이 망원경 간의 거리와 같은 효과를 얻는다. 이를 통해 매우 높은 각분해능을 달성할 수 있다.

원리

장기선 간섭계의 핵심 원리는 간섭 현상이다. 각 망원경에 도달하는 전파는 경로 차이에 따라 위상이 달라지는데, 이 위상차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보정하여 마치 큰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이때, 망원경 간의 거리가 길수록 각분해능이 높아지지만, 데이터 처리의 복잡성 또한 증가한다.

구성 요소

일반적으로 장기선 간섭계 시스템은 다음과 같은 요소로 구성된다.

• 전파 망원경: 각 위치에서 전파를 수집하는 핵심 장비이다.
• 정밀 시계: 각 망원경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정확하게 시간 동기화하기 위해 원자 시계 등의 정밀 시계가 사용된다.
• 데이터 기록 장치: 수집된 전파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이다.
• 상관기(Correlator): 각 망원경에서 기록된 데이터를 결합하여 간섭 신호를 생성하고 분석하는 장치이다.

활용

장기선 간섭계는 높은 각분해능을 바탕으로 다양한 천문학 연구에 활용된다.

• 활동 은하핵(Active Galactic Nuclei, AGN) 연구: AGN의 제트 구조, 블랙홀 주변의 강착 원반 등을 관측한다.
• 밀리초 펄서(Millisecond Pulsar) 연구: 펄서의 정밀한 위치 및 운동 측정, 중력파 탐색 등에 활용된다.
• 성간 물질(Interstellar Medium) 연구: 성간 분자 구름의 구조 및 운동을 연구한다.
• 우주 측정: 천체의 시차를 정밀하게 측정하여 우주 거리를 결정한다.
• 지구 역학: 지구 자전 운동, 판 구조 운동 등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대표적인 장기선 간섭계

• VLBA (Very Long Baseline Array): 미국 전역에 걸쳐 10개의 전파 망원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 EVN (European VLBI Network): 유럽, 아시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등지에 위치한 전파 망원경 네트워크이다.
• ALMA (Atacama Large Millimeter/submillimeter Array):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위치한 밀리미터파 간섭계로, 장기선 간섭계 기술도 활용한다.
• KaVA (Korea VLBI Network and VLBI Array): 한국과 일본의 전파 망원경 네트워크이다.
• EHT (Event Horizon Telescope): 전 세계의 전파 망원경을 연결하여 블랙홀의 그림자를 관측하는 프로젝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