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제 암살
시황제 암살은 중국 진(秦)나라의 초대 황제인 진시황(秦始皇)이 생전에 겪었던 여러 차례의 암살 시도를 일컫는다.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를 구축하고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기존의 왕족과 제후들, 그리고 그의 가혹한 통치에 불만을 품은 많은 이들의 적대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적대감은 여러 차례의 암살 시도로 이어졌으나, 모두 실패로 끝났다.
배경
진시황은 기원전 221년 진나라를 중심으로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을 종식하고 중국을 통일했다. 그는 자신을 '시황제'라 칭하며 강력한 법치주의와 중앙 집권 체제를 확립했다. 토지 제도를 개혁하고 화폐, 문자, 도량형을 통일했으며, 대규모 토목 공사(만리장성, 아방궁 등)를 벌였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반대 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백성을 가혹하게 다스려 많은 원한을 샀다. 멸망한 옛 나라들의 유민들과 지식인들, 그리고 진시황의 폭정에 시달리던 이들 사이에서 그의 제거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주요 암살 시도
사마천의 《사기》 등 역사 기록에 따르면, 진시황에 대한 주요 암살 시도는 다음과 같다.장량의 박랑사 사건
기원전 218년, 한(韓)나라의 명문가 후예였던 장량(張良)은 진시황에게 멸망당한 조국에 대한 복수심을 품고 있었다. 그는 역사를 동원하여 강력한 철퇴를 만들고, 힘이 센 장사에게 이를 사용하도록 했다. 진시황이 동쪽 순행 중 박랑사(博浪沙, 현 허난성 위안양현 동남쪽)를 지나갈 때, 장량과 장사는 진시황의 수레를 향해 철퇴를 던졌다. 그러나 실수로 부거(副車)에 맞아 진시황 암살에는 실패했다. 진시황은 범인을 색출하려 전국에 수배령을 내렸고, 장량은 이름을 바꾸고 도피하여 목숨을 건졌다. 훗날 장량은 한나라의 건국을 돕는 책략가가 되었다.형가의 진시황 암살 시도
기원전 227년, 진나라가 연(燕)나라를 압박해오자 연나라의 태자 단(丹)은 진시황을 암살하여 위기를 모면하려 했다. 태자 단은 진나라에서 명성을 얻고 있던 자객 형가(荊軻)에게 암살을 의뢰했다. 형가는 진나라의 신임을 얻기 위해 연나라의 지도와 진나라 장군이었으나 진시황에게 원한을 품고 망명해 온 번오기(樊於期)의 목을 바치는 계획을 세웠다. 형가는 번오기의 목을 얻고 독을 묻힌 비수를 지도에 말아 진시황에게 가져갔다.형가는 진나라 조정에 들어가 태자 단이 보낸 사신으로 위장하고 진시황에게 지도와 번오기의 목을 바쳤다. 지도를 펼치던 중 비수가 나타나자 형가는 진시황을 공격했다. 당황한 진시황은 검을 뽑으려 했으나 길이가 길어 쉽게 뽑히지 않았다. 측근들의 도움과 형가 자신의 부상(의관 하무양의 저지) 속에 진시황은 간신히 검을 뽑아 형가를 제압하고 죽였다. 이 사건은 가장 극적이고 유명한 암살 시도로, "형가 역진왕(荊軻刺秦王)"이라는 고사성어로도 남아있다. 형가의 시도 실패 후 진나라는 연나라를 멸망시켰다.
고점리의 암살 시도
형가의 친구였던 맹인 거문고 연주자 고점리(高漸離) 역시 진시황 암살을 시도했다. 형가가 죽은 후 고점리는 이름을 바꾸고 숨어 살다가 그의 뛰어난 거문고 연주 실력 때문에 진시황 앞으로 불려갔다. 진시황은 그의 연주를 듣고 감탄했지만, 그의 신분을 알게 되자 죽이는 대신 눈을 멀게 하는 형벌을 내렸다. 진시황은 고점리의 연주를 계속 듣기를 원했으나, 고점리는 거문고에 납을 넣어 무겁게 만든 뒤 진시황이 가까이 다가와 연주를 감상할 때 거문고로 내리쳐 암살하려 했다. 이 시도 역시 실패했고, 진시황은 그를 죽인 뒤 다시는 예전의 제후국 출신 인사들을 가까이 하지 않았다.결과 및 영향
진시황에 대한 여러 차례의 암살 시도는 모두 실패로 끝났으나, 그의 성격과 통치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암살 시도로 인해 더욱 심한 의심과 편집증에 시달리게 되었고, 경호를 강화하며 자신의 거처를 자주 바꾸는 등 극도로 보안에 신경 썼다. 또한, 실패한 암살 시도는 진시황이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을 더욱 강화하는 구실이 되었으며, 멸망한 옛 나라의 유민들에 대한 경계심을 높였다. 특히 형가의 시도 이후 진시황은 천하 통일의 대업을 더욱 서두르게 되었다는 분석도 있다.이러한 암살 시도, 특히 형가의 시도는 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문학과 예술에서 영웅적인 복수와 비극적인 실패를 상징하는 이야기로 재해석되며 큰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