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나 총독부
라벤나 총독부 (Exarchate of Ravenna)는 6세기 후반부터 8세기 초반까지 존속했던 동로마 제국의 이탈리아 영토 행정 구역이자 군사 거점이었다. 584년, 동로마 제국의 황제 마우리키우스에 의해 랑고바르드족의 침입으로부터 이탈리아 반도를 방어하고 제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설치되었다. 수도는 라벤나였으며, 총독(Exarch)은 황제의 대리인으로서 군사적, 행정적 권한을 행사했다.
총독부는 이탈리아 북동부 지역, 즉 라벤나를 중심으로 한 로마냐 지방과 베네치아, 펜타폴리스(리미니, 페사로, 파노, 시니갈리아, 안코나) 등을 관할했다. 또한 로마, 나폴리와 같은 남부 이탈리아의 도시들에 대한 간접적인 영향력도 행사했다.
총독부는 랑고바르드족의 지속적인 압박에 직면했으며, 교황과의 관계 또한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교황은 동로마 제국의 보호를 필요로 했지만, 동시에 제국의 간섭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총독부는 제국의 이탈리아 내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751년, 랑고바르드족의 왕 아이스툴프가 라벤나를 점령하면서 라벤나 총독부는 멸망했다. 이후 이탈리아 중부 지역은 교황령의 기반이 되었고, 북부 지역은 랑고바르드 왕국에 편입되었다. 라벤나 총독부의 멸망은 동로마 제국의 이탈리아 지배 종식을 의미하며, 이후 이탈리아 반도의 정치적 분열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