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트림블

데이비드 트림블(영어: David Trimble, 1944년 1월 15일 ~ 2022년 7월 25일)은 북아일랜드의 정치인으로, 북아일랜드 평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얼스터 연합당(UUP)의 대표로서 1998년 벨파스트 협정(성금요일 협정) 체결을 이끌었으며, 이 공로로 같은 해 가톨릭계 지도자인 사회민주노동당의 존 흄과 함께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벨파스트 협정 체결 이후 수립된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의 초대 수반(First Minister)을 역임했다.

생애 및 초기 경력

데이비드 트림블은 1944년 북아일랜드 다운 주 밴고어에서 태어났다. 벨파스트의 퀸스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에는 모교에서 법학 강사로 일했다. 강사로 재직하면서 정치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초기에는 얼스터 연합당 내에서도 강경파에 속하는 목소리를 냈다.

정치 경력

트림블은 1990년 웨스트민스터의 영국 하원 의원(어퍼밴 선거구)으로 당선되며 중앙 정치 무대에 진입했다. 1995년, 그는 얼스터 연합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하여 당을 이끌게 되었다. 당시 북아일랜드 평화 협상이 진행되던 어려운 시기였으며, 트림블은 연합주의 진영을 대표하여 다자간 협상에 참여했다.

1998년, 트림블은 사회민주노동당의 존 흄과 함께 벨파스트 협정(성금요일 협정) 체결을 주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협정은 수십 년간 이어진 북아일랜드 분쟁("더 트러블")을 종식시키고 자치 정부를 수립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협정 체결의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존 흄과 함께 1998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벨파스트 협정에 따라 수립된 북아일랜드 자치정부에서 그는 1998년부터 2002년까지 초대 수반을 역임했다. 그러나 아일랜드 공화국군(IRA)의 무장 해제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자치정부는 여러 차례 기능이 정지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2005년 영국 총선에서 하원 의원직을 잃은 후, 그는 2006년 종신 귀족(남작, Baron Trimble of Lisnagarvey)으로 임명되어 영국 상원에서 활동했다.

노벨 평화상

1998년 노벨 평화상 수상은 북아일랜드 평화 협상 참여자들의 노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었다. 특히 트림블은 오랫동안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던 연합주의 진영의 대표로서 평화 협정 체결에 동의하고 이를 이행하려 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망

데이비드 트림블은 2022년 7월 25일 향년 78세로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