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아크 페렌츠
데아크 페렌츠 (헝가리어: Deák Ferenc, 1803년 10월 17일 ~ 1876년 1월 28일)는 헝가리의 저명한 정치인이자 법률가이다. 19세기 헝가리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되며, 특히 1867년 오스트리아-헝가리 대협정(Ausgleich)을 성사시켜 이중 제국을 수립하고 헝가리가 합스부르크 제국 내에서 상당한 자치권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가의 현자'(헝가리어: Nemzet Bölcse)로 불리기도 한다.
부유한 법률가 가문에서 태어나 법학을 공부한 후 변호사로 활동했다. 일찍이 헝가리 의회에서 활동하며 자유주의 개혁과 헝가리의 권익 신장을 주장하는 정치인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1848년 헝가리 혁명 당시에는 초대 헝가리 정부의 법무부 장관으로 참여했으나, 혁명이 급진화되면서 정부에서 물러났다. 혁명이 실패하고 오스트리아의 탄압이 시작된 후, 그는 무장 저항 대신 '수동적 저항'이라는 독특한 노선을 이끌었다. 이는 오스트리아의 통치에 대해 법적, 행정적으로 불복종하되 폭력적인 저항은 피하는 전략으로, 헝가리의 민족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장기적으로 오스트리아와의 타협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었다.
1860년대 초부터 데아크는 합스부르크 왕가와의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협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의 현실주의적인 접근 방식과 뛰어난 법률적 지식, 그리고 온건한 태도는 오스트리아와의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 결과 체결된 1867년 오스트리아-헝가리 대협정은 오스트리아 제국과 헝가리 왕국이 동등한 주체로서 외교, 국방, 재정 등 일부 공통 업무를 제외한 내정은 각자 처리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을 탄생시켰다. 이 협정으로 헝가리는 약 20년간의 직접 통치 시기를 끝내고 다시 상당한 자율성을 되찾았다.
대협정 이후 데아크는 공식적인 직책을 맡기보다는 헝가리 정치의 정신적 지주이자 조언자 역할을 했다. 그는 대협정을 통해 헝가리가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는 최선을 달성했다고 보았으며, 이후 헝가리 정치가 나아갈 방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데아크 페렌츠는 현대 헝가리 국가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기여한 인물로 높이 평가된다. 그의 이름은 부다페스트의 주요 광장(데아크 페렌츠 광장)과 지하철역 이름에 남아 그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