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백
혼백은 사람의 정신과 육체가 분리된 두 요소, 즉 정신적인 부분인 '혼(魂)'과 육체적인 부분인 '백(魄)'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동양 철학, 특히 유교와 도교에서 인간의 생명과 사후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개념으로 사용된다.
혼은 일반적으로 양(陽)적인 성질을 가지며, 인간의 정신, 지성, 감정 등과 관련되어 살아 있을 동안에는 의식을 주관하고, 죽은 후에는 하늘로 올라가 신(神)이 된다고 여겨진다. 반면 백은 음(陰)적인 성질을 가지며, 육체와 생리적인 활동과 관련되어 죽은 후에는 땅으로 돌아가 귀(鬼)가 된다고 여겨진다.
혼백은 살아있는 동안에는 서로 결합되어 완전한 인간을 이루지만, 죽음과 함께 분리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관점이다. 이러한 혼백의 분리는 제사 의례의 근거가 되기도 하는데, 제사는 하늘로 올라간 혼을 불러 위로하고, 땅으로 돌아간 백을 달래어 후손에게 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의미를 가진다. 혼백에 대한 믿음은 한국의 전통적인 장례 문화와 제례 의식에 깊숙이 뿌리내려 있으며, 조상 숭배 사상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혼백은 또한 꿈, 환각, 유체이탈 등 초자연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