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 나오스케
이이 나오스케 (井伊 直弼, 1815년 10월 29일 ~ 1860년 3월 24일)는 에도 막부 말기의 다이묘이자 정치가이다. 히코네 번의 제15대 번주이며, 막부의 다이로(大老)를 역임했다.
생애
이이 나오스케는 분카 12년 (1815년) 히코네 번주 이이 나오나카의 14남으로 태어났다. 가독 상속과는 거리가 먼 처지였기에 '가쓰타로(葛太郎)'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불우한 젊은 시절을 보냈다. 30대 중반까지는 번주의 자리에 오를 가능성이 희박하여 검술, 다도, 좌선 등을 통해 스스로를 수양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가독 상속의 기회가 찾아왔다. 형들이 잇따라 사망하면서 안세이 5년 (1858년)에 히코네 번주가 되었다.
다이로 취임과 안세이 대숙청
같은 해, 이이 나오스케는 다이로에 취임하여 막부의 실권을 장악했다. 당시 막부는 미국 총영사 타운젠트 해리스의 통상 조약 체결 요구에 직면해 있었고, 조정과 여러 다이묘들의 의견이 분분하여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이이 나오스케는 덴노의 칙허를 얻지 못한 채로 미일수호통상조약을 체결했다. 또한 도쿠가와 요시토미(후의 도쿠가와 이에모치)를 후계자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반대 세력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안세이 대숙청'을 단행했다. 이로 인해 많은 존왕양이파 지사들이 투옥, 처형 또는 추방당했다.
사쿠라다몬 밖의 변
이러한 강압적인 정책은 각지의 불만을 고조시켰고, 안세이 7년 (1860년) 3월 3일, 이이 나오스케는 등청하던 중 사쿠라다몬 밖에서 미토 번 낭인들에게 암살당했다. 이를 '사쿠라다몬 밖의 변'이라 부른다. 이 사건은 막부의 권위를 실추시키고, 존왕양이 운동이 더욱 격렬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평가
이이 나오스케는 강한 추진력과 결단력을 가진 인물이었지만,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독단적인 면모를 보였다. 그의 정책은 막부 말기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국론을 통일하고 외세의 압력에 대처하려 했던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는 또한 다도에 능통하여 '차탕일미집(茶湯一味集)'이라는 다도서를 저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