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드 문자

소그드 문자(Sogdian script)는 중앙아시아의 고대 문명인 소그디아나 지역(주로 현재의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일대)에서 사용되었던 소그드어를 표기하는 데 사용된 문자 체계이다. 서아시아의 아람 문자의 일파인 시리아 문자에서 파생되었으며, 대략 4세기부터 10세기경까지 실크로드를 따라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소그드 문자는 자음만을 주로 표기하는 아브자드(자음 문자)의 형태를 가지며,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로쓰기를 한다. 일부 모음은 특정 자음 기호를 사용하거나 모음 부호를 통해 표기되기도 했으나, 대부분은 문맥을 통해 파악해야 했다.

소그드 문자는 서아시아의 아람계 문자에서 동아시아의 문자로 전파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다. 이 문자는 이후 중앙아시아의 주요 문자로 자리 잡았던 위구르 문자의 직접적인 기원이 되었으며, 위구르 문자는 다시 몽골 문자, 만주 문자 등의 기원이 되어 동아시아 문자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소그드 상인들이 실크로드를 따라 교역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소그드 문자는 상업 활동뿐만 아니라 불교, 마니교, 경교(네스토리우스 기독교), 조로아스터교 등 다양한 종교 경전의 필사 및 전파에도 사용되었다.

현존하는 소그드 문자 기록으로는 중국의 둔황 막고굴이나 투르판 분지 등지에서 발견된 문서들이 대표적이며, 종교 경전, 서한(편지), 행정 문서, 문학 작품 등 다양한 종류의 기록들이 남아 있다. 소그드 문자에는 필기체(cursive script)와 같이 서체에 따른 변형이 있으며, 마니교 경전 표기에 사용된 마니 문자는 소그드 문자의 한 변형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현재 소그드어와 함께 사멸한 문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