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슈미트

카를 슈미트(Carl Schmitt, 1888년 7월 11일 – 1985년 4월 7일)는 독일의 법학자, 정치철학자, 그리고 정치 이론가이다. 그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고 논쟁적인 사상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그의 사상은 국가, 정치, 주권, 그리고 비상사태의 개념에 대한 급진적인 재해석을 제시하며, 정치적인 것의 본질을 '적과 동지의 구별'로 정의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슈미트는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에 활동하며 자유주의적 헌정주의와 의회주의에 대한 비판을 전개했다. 그는 국가의 통합과 질서를 강조하며, 비상사태 시 주권자의 결단적 행동을 옹호했다. 그의 주장은 당시 불안정했던 독일 정치 상황 속에서 큰 영향을 미쳤지만, 권위주의적 경향을 내포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았다.

나치 정권 하에서 슈미트는 중요한 법학자로서 활동하며 나치즘을 옹호하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이러한 행적으로 인해 그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학계에서 오랫동안 비판받았으며, 그의 사상은 극단적인 정치적 견해와 연관되어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주요 저서로는 《정치적인 것의 개념》(Der Begriff des Politischen), 《정치신학》(Politische Theologie), 《로마 가톨릭교회와 정치 형태》(Römischer Katholizismus und politische Form) 등이 있다. 그의 사상은 정치학, 법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현대 정치 이론의 주요 참고 대상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의 나치 협력 행적은 그의 사상을 평가하는 데 있어 끊임없는 논쟁거리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