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그 함마르셸드
다그 함마르셸드 (스웨덴어: Dag Hammarskjöld, 1905년 7월 29일 ~ 1961년 9월 18일)는 스웨덴의 외교관이자 경제학자, 작가로, 제2대 유엔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그는 1953년 4월 10일에 선출되어 1961년 사망할 때까지 재임했으며, 유엔 역사상 가장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사무총장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콩고 위기 해결을 위한 평화 임무를 수행하던 중 비행기 사고로 사망했으며, 사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생애 초기 및 교육
다그 함마르셸드는 1905년 스웨덴 옌셰핑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얄마르 함마르셸드는 유명한 법학자이자 스웨덴의 총리 (1914-1917)를 지낸 인물이었다. 그는 웁살라 대학교에서 법학과 경제학을 공부했으며, 1934년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스웨덴에서의 경력
대학교를 졸업한 후, 함마르셸드는 스웨덴 정부에서 경력을 쌓았다. 그는 재무부에서 일했으며, 스웨덴 국립은행 총재를 지내기도 했다. 또한, 스웨덴 외무부에서 차관보로 근무하며 외교 분야에서도 활동했다. 그는 정치적으로는 어느 정당에도 속하지 않은 독립적인 전문가로 활동하며 스웨덴의 전후 경제 및 외교 정책 형성에 기여했다.
유엔 사무총장 (1953-1961)
1953년 초대 유엔 사무총장인 트리그베 리가 사임한 후, 함마르셸드는 예상치 못한 인물로 사무총장에 선출되었다. 그는 초강대국 간의 긴장 속에서 유엔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유지하려 노력했으며, 유엔의 역할을 단순히 회의체가 아닌 국제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주체로 발전시켰다.
그의 재임 기간 중 발생한 주요 국제 분쟁은 다음과 같다.
- 수에즈 위기 (1956): 이스라엘, 영국, 프랑스의 이집트 공격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며 유엔 평화유지군(UNEF I) 파병을 성사시켜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는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중요한 선례가 되었다.
- 레바논 내전 (1958): 레바논의 정치적 위기 해결을 위해 유엔 감시단을 파견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다.
- 라오스 사태 (1959): 라오스의 국경 분쟁 및 내전 위기에 개입하여 유엔의 역할을 모색했다.
- 콩고 위기 (1960-1961): 벨기에로부터 독립한 콩고에서 발생한 내전 및 분리주의 움직임에 대응하여 대규모 유엔 평화유지군(ONUC)을 파견했다. 이 위기는 그의 재임 기간 중 가장 어렵고 위험한 도전이었다. 그는 직접 콩고를 여러 차례 방문하며 평화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함마르셸드는 '조용한 외교(Quiet Diplomacy)' 스타일로 유명했다. 공개적인 비난보다는 당사국과의 비공개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 그는 사무총장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며 유엔의 행정 수반이자 독립적인 정치적 행위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유엔 사무국의 독립성과 직원들의 국제적 성격을 강조했다.
철학 및 문학 활동
외교관이자 행정가로서의 활동 외에도, 함마르셸드는 깊은 내면세계를 가진 사색가였다. 그의 사후 발견되어 출간된 일기 및 묵상록인 "표지(Vägmärken, 영문명 Markings)"는 그의 영적 여정, 윤리적 고민, 그리고 공직 생활 중 겪은 고뇌와 헌신을 보여준다. 이 책은 그에게 사후 노벨 평화상 외에 스웨덴 한림원으로부터 문학 부문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다.
사망
1961년 9월 18일, 함마르셸드는 콩고 위기 해결을 위해 분리주의 지도자 모이즈 촘베와 협상하기 위해 북로디지아(현 잠비아)의 은돌라로 향하던 중 그의 전용기인 알베르 오스트룀(Albertville)이 추락하여 사망했다. 그와 동승했던 15명 모두 사망했다. 사고 원인은 오랫동안 논란의 대상이 되었으며, 다양한 조사에도 불구하고 명확하게 규명되지 못했다. 최근 유엔의 재조사 보고서는 외부 공격이나 방해 행위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유산 및 영예
다그 함마르셸드는 유엔의 역사에 지울 수 없는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을 단순히 행정 책임자를 넘어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주체로 격상시켰다. 그의 헌신과 이상주의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으며, 특히 유엔 직원들에게는 그의 리더십이 큰 귀감이 되었다.
사후인 1961년, 그는 국제 평화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평화상을 단독으로 수상했다. 이는 노벨 평화상이 사후에 수여된 최초의 사례 중 하나이다. 뉴욕 유엔 본부에는 그의 이름을 딴 다그 함마르셸드 도서관이 있으며, 전 세계 여러 곳에 그의 이름을 딴 거리, 건물, 기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