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향
흠향(歆饗)은 한국의 전통적인 제사나 의례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신령이나 죽은 조상신이 제물로 바친 음식이나 술 등의 '향' 또는 '기운'을 맡아 받아들인다는 의미를 지닌다. 물리적으로 제물을 직접 먹는 것이 아니라, 제물에 담긴 정성과 기운을 정신적으로 취한다는 관념을 내포하고 있다.
주로 유교식 제례(제사), 종묘제례, 무속 의례 등 한국의 전통적인 신앙 및 제례 문화와 깊이 관련되어 사용된다. 제례 절차에서 신위(神位)께 제물을 바치고 향을 피우는 행위는 이러한 흠향의 개념에 기반하고 있다. 조상이나 신령이 제물을 흠향한 후, 남은 제물은 자손들이 나누어 먹으며 복을 받는다는 음복(飮福)의 절차가 따르기도 한다.
이는 동아시아의 전통적인 제례 문화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관념 중 하나로, 제사가 단순한 식사 대접을 넘어 신령 또는 조상과의 소통과 교감의 의미를 지님을 보여준다. '흠향'이라는 단어 자체에 '기쁘게 받는다'는 뜻의 '흠(歆)'과 '대접한다', '제사 지낸다'는 뜻의 '향(饗)'이 포함되어 있어, 신령이 제물을 기꺼이 받는다는 의미가 강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