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딘카 참사
호딘카 참사는 1896년 5월 30일(율리우스력) 러시아 제국 모스크바의 호딘카 평원에서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을 기념하여 열린 축제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이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최소 1,389명이 사망하고 1,300명 이상이 부상당하는 비극적인 사건이었다.
배경:
니콜라이 2세의 대관식은 러시아 제국의 중요한 행사였으며, 이를 기념하기 위해 대규모 축제가 기획되었다. 호딘카 평원은 모스크바 외곽에 위치한 넓은 공터로, 과거 군사 훈련장으로 사용되었던 곳이다. 대관식 축제에는 일반 백성들에게 음식, 음료, 기념품 등이 무료로 제공될 예정이었으며, 특히 황제의 초상이 새겨진 기념 컵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되었다.
사건 발생:
축제 당일, 새벽부터 수십만 명의 인파가 호딘카 평원으로 몰려들었다. 평원은 군데군데 도랑과 구덩이, 임시 구조물 등으로 인해 지형이 고르지 못했고, 안전 관리에 소홀한 점이 많았다. 무료 배급에 대한 소문이 과장되게 퍼지면서 사람들은 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앞다투어 몰려들었고, 결국 인파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후:
참사 직후, 정부는 사고 수습에 나섰지만, 미흡한 대처로 인해 비판을 받았다. 니콜라이 2세는 예정대로 무도회에 참석하여 더욱 비난을 샀다. 정부는 희생자 가족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고 관련 책임자를 처벌했지만, 민심은 쉽게 수습되지 않았다.
영향:
호딘카 참사는 니콜라이 2세의 통치 초기부터 그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결정적인 사건이 되었다. 국민들은 황실의 무능함과 무관심에 분노했으며, 이는 이후 러시아 혁명의 불씨가 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다. 호딘카 참사는 권위주의 정권의 무능함과 안전 불감증이 초래할 수 있는 비극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역사에 기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