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빈곤
《진보와 빈곤》(Progress and Poverty)은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사회 개혁가인 헨리 조지(Henry George)가 1879년에 발표한 경제학 및 사회 철학 저서이다. 이 책은 출간 당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19세기 후반 가장 많이 팔린 책 중 하나가 되었다.
주요 내용 및 주장
헨리 조지는 이 책에서 경제적 진보와 기술 발전이 이루어지고 사회의 총체적인 부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왜 빈곤은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심화되는가 하는 역설적인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그는 생산의 세 가지 요소(토지, 노동, 자본) 중에서 특히 토지의 사적 소유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지대(Rent)의 독점적 귀속이 빈곤과 불평등의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조지는 토지의 가치 상승이 개인이 노동이나 자본을 투자하여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성장(인구 증가, 기술 발전, 사회 기반 시설 투자 등)에 의해 발생하는 불로소득(unearned increment)이며, 이것이 소수의 토지 소유자에게 집중됨으로써 경제적 비효율성을 야기하고 생산 활동에 대한 세금 부담을 높여 노동자와 자본의 소득을 감소시킨다고 보았다.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헨리 조지는 '토지 단일세'(Single Tax)를 제안했다. 이는 토지의 개량되지 않은 본래 가치에 대해서만 세금을 부과하고, 이 세금으로 정부 재정을 충당하며 소득세, 재산세 등 다른 모든 세금을 폐지하자는 주장이다. 그는 토지 가치세를 통해 지대를 공공 수입으로 환수하면, 투기가 억제되고 토지가 효율적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생산 활동에 대한 세금이 사라져 경제가 활성화되고 분배의 불평등이 해소되어 빈곤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영향과 평가
《진보와 빈곤》은 출간 이후 토지 문제, 조세 제도, 빈곤 퇴치 등에 대한 논의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헨리 조지의 사상은 '조지주의'(Georgism) 또는 '지대주의'(Geonomics)라는 사상 운동으로 발전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지지자를 얻었다. 레프 톨스토이, 윈스턴 처칠, 쑨원 등 여러 분야의 유명 인사들이 헨리 조지의 사상에 영향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다.
비록 헨리 조지가 제안한 완전한 형태의 토지 단일세는 전 세계적으로 실현되지 못했지만, 토지 가치세의 개념은 여러 국가 및 도시의 조세 정책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에도 토지 투기 억제와 부동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 책은 경제학 이론뿐만 아니라 사회 정의와 윤리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어, 경제학을 넘어 정치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토지 단일세 주장에 대한 경제학계의 비판도 존재하며, 현대 경제학에서는 그의 일부 이론적 가설에 대해 다른 견해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19세기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통렬히 비판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한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