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동물원

인간 동물원 (영어: Human zoo, Ethnological exposition, Negro village, 사람 전시)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에 걸쳐 서구 열강이 자국의 식민지 또는 기타 지역의 원주민들을 데려와 전시했던 일종의 살아있는 전시물이다. 이들은 종종 동물원과 유사한 환경에 배치되었으며, 그들의 전통적인 생활 방식, 주거 형태, 공예 기술 등을 시연하도록 강요받았다.

인간 동물원은 유럽과 북미의 대규모 박람회, 식민지 박람회, 그리고 인기 있는 오락 시설 등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칼 하겐베크(Carl Hagenbeck)와 같은 사업가들은 이러한 전시를 상업화하여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윤을 창출했다. 전시된 사람들은 주로 아프리카, 아시아, 태평양 섬 등지에서 온 원주민들이었으며, 이들의 전시는 당시 만연했던 인종차별적 편견과 제국주의적 사고방식을 반영했다.

인간 동물원은 과학적 인종주의의 영향을 받아, 서구 사회가 자신들의 우월성을 입증하고 다른 문화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기여했다. 전시된 사람들은 종종 비위생적인 환경에 놓였으며, 의료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착취와 학대에 시달렸다.

인간 동물원은 20세기 중반에 들어서면서 비판적인 시각이 증가하고 사회적 인식 변화와 함께 점차 사라졌다. 그러나 인간 동물원의 역사는 제국주의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아 있으며, 인종차별과 문화적 편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04년 세인트루이스 세계 박람회에서의 이고로트족 전시, 1931년 파리 식민지 박람회의 '콩고 마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