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메리아누스
누메리아누스 (Marcus Aurelius Numerius Numerianus)는 로마 제국의 황제로, 283년부터 284년까지 재위했다. 그는 황제 카루스(Carus)의 아들이자 카리누스(Carinus)의 동생이었다.
생애 및 재위
누메리아누스는 카루스가 황제가 된 후 카리누스와 함께 공동 황제로 임명되었다. 283년, 그는 아버지 카루스를 따라 사산 제국 원정에 동행했다. 원정은 성공적이었고 로마군은 사산 제국의 수도 크테시폰까지 진격했으나, 카루스가 원정 도중 의문의 죽음을 맞으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일부 기록에 따르면 카루스는 낙뢰에 맞아 사망했다고 하나, 정확한 사인은 불분명하다.
아버지의 사망 후, 누메리아누스는 로마군을 이끌고 제국으로 귀환하는 길에 나섰다. 그는 눈병을 앓고 있었기에 측근들의 부축을 받으며 가마를 타고 이동했으며, 병사들은 그의 모습을 직접 보기 어려웠다. 몇 달 후인 284년 11월 경, 누메리아누스가 탄 가마에서 악취가 나자 병사들이 확인했고, 그가 이미 죽어 있음을 발견했다. 그의 죽음 역시 병사되었는지 암살되었는지 불분명하다.
사망과 여파
누메리아누스의 죽음이 밝혀진 후, 병사들은 니코메디아(Nicomedia) 근처에서 근위대장 디오클레스(Diocles, 후일의 디오클레티아누스)를 새로운 황제로 추대했다. 이로써 카루스 왕조는 단명했으며,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서방의 공동 황제인 카리누스와 내전을 벌이게 되었다. 카리누스는 이 내전에서 패배하여 사망하면서 디오클레티아누스가 로마 제국 전체의 단일 황제가 되었다.
누메리아누스의 짧고 비극적인 재위는 로마 제국의 3세기 위기 말기에 벌어진 혼란스러운 상황을 보여주며, 디오클레티아누스의 등장과 사두 정치(Tetrarchy) 시대로 넘어가는 전환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