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함거포주의
거함거포주의(巨艦巨砲主義)는 해군 전략 및 군사 이론의 하나로, 압도적인 화력을 가진 거대한 전함(거함)을 해군력의 핵심으로 간주하고, 이를 통해 해상 우위를 확보하려는 사상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전 세계 해군에서 널리 받아들여졌던 전략적 사고방식이다.
개념 및 특징
거함거포주의는 당시 기술 발전으로 인해 거대한 함선에 강력한 대구경 함포를 장착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등장했다. 이러한 거함은 적 함선을 원거리에서 압도적인 화력으로 제압할 수 있다고 여겨졌으며, 해상 전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거함거포주의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전함 중심의 해군력: 전함을 해군의 주력으로 삼고, 전함 건조에 막대한 투자를 집중한다.
- 화력의 우위: 함선의 크기와 화력(주로 함포의 구경과 사거리)을 중시하며, 적 함선보다 우월한 화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 정면 대결 중시: 해상 전투를 전함 간의 정면 대결로 간주하고, 이러한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을 해상 우위 확보의 핵심으로 본다.
- 해군력 과시: 거대한 전함을 건조하고 이를 공개적으로 운용함으로써 국가의 해군력을 과시하고, 타국에 대한 억지력을 행사하려 한다.
역사적 배경 및 영향
거함거포주의는 19세기 말 알프레드 세이어 머핸의 해군력 이론에 큰 영향을 받아 발전했다. 머핸은 해상 교통로를 장악하는 것이 국가의 번영과 안보에 중요하다고 주장하며, 이를 위해 강력한 해군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거함거포주의는 이후 드레드노트급 전함의 등장으로 더욱 확산되었다. 드레드노트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설계를 통해 기존 전함보다 월등한 화력과 속도를 자랑했으며, 이후 전 세계 해군의 전함 건조 경쟁을 촉발했다. 이러한 경쟁은 제1차 세계 대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러나 제1차 세계 대전과 제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항공모함의 등장과 항공력의 발달로 인해 거함거포주의는 점차 쇠퇴하게 되었다. 항공모함은 전함보다 훨씬 넓은 작전 범위를 가지며, 항공기를 통해 원거리에서 적 함선을 공격할 수 있었다. 결국, 전함은 해상 전투에서 점차 그 역할을 잃게 되었고, 항공모함이 현대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비판 및 한계
거함거포주의는 막대한 건조 비용, 기술 변화에 대한 취약성, 그리고 항공력의 발전과 같은 요인들로 인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또한, 제1차 세계 대전 중 유틀란트 해전과 같은 해전에서 거함의 실제적인 효용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거함거포주의의 한계를 드러냈다.
오늘날 거함거포주의는 현대 해군 전략과는 맞지 않는 устаревший(구식) 개념으로 여겨진다. 현대 해군에서는 항공모함, 잠수함, 구축함 등 다양한 함종이 상호 협력하여 복잡한 해상 작전을 수행하며, 무인 함정과 사이버 전쟁 능력 또한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