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퍼는 기묘합니다. 개발사 더블 파인(Double Fine)의 최신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놀랄 일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더블 파인은 수년간 독특하고 괴짜 같은 정체성을 유지해 왔으니까요. 하지만 키퍼는 심지어 이 스튜디오의 기준에서조차 이례적입니다. 전통적인 장르에 깔끔하게 들어맞지 않으며, 어떤 부분에서는 명망 있는 예술 프로젝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더블 파인이 가장 타협하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며, 그 덕분에 경험은 더욱 훌륭해집니다.
키퍼의 가장 가까운 비유 대상은 2012년 작 <저니(Journey)>입니다. 두 게임은 서사를 다루는 무언의 접근 방식, 때로는 느리고 신중하며 때로는 즐겁게 유동적이고 빠른 움직임에 대한 강조, 그리고 심지어 멀리 떨어진 산꼭대기로 향하는 듯한 목표까지 공유합니다. 하지만 그 비교는 축소적으로 느껴집니다. 저니가 직설적인 우화인 반면, 키퍼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자신과 테마를 재창조하며, 예상치 못한 곳으로 나아가기 때문입니다. 저니의 세계는 기본적인 윤곽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해할 수 있지만, 키퍼의 세계는 더욱 이질적으로 느껴지며 그 자연의 질서가 항상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 봅시다. 키퍼는 등대가 빛을 비춰 다가오는 기생하는 어둠의 떼로부터 새를 구하면서 시작됩니다. 등대 자체는 쓰러져 조각나지만, 이내 스스로 재형성되어 가늘고 흔들리는 세 개의 다리를 키웁니다. 플레이어는 이 어색한 첫걸음들을 헤쳐나가게 되는데, 세상 이곳저곳을 움직이는 법을 배우면서 자주 바닥에 얼굴을 박습니다. – 과연 등대에 얼굴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