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은 늘 말씀하셨죠. 아무리 뜨겁고 아름다운 사랑이라도 결국은 한때일 뿐이라고, 모든 건 타이밍이라고. 어린 시절의 저는 그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첫사랑은 영원하고, 그 감정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순수하게 믿었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지금, 그때의 저는 그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였을 뿐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어른들의 말씀처럼, 사랑은 정말 타이밍이었던 거죠.
그 누구도 사랑의 첫걸음을 쉽게 내딛지는 못할 겁니다. 서로의 마음과 행동에 확신이 없으니,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건 늘 망설여지죠. 제가 짝사랑했던 누나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의 만남은 결코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드라마틱한 첫 만남도, 잊을 수 없는 추억도 없었죠. 그저 동네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그저 친근한 사이였습니다. 공통의 취미였던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가까워졌고, 비슷한 음악 취향을 발견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듯했습니다. 같은 영화를 보고 같은 음악에 감동하며, 마치 오랜 친구처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눴죠.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마치 운명처럼, 우리는 서로에게 끌렸고, 서로를 이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맞았던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깊어지는 감정에 비해, 우리의 관계는 너무나도 얇고 부실했습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는 있었지만, 함께 앞으로 나아갈 구체적인 계획이나 노력은 없었습니다. 어쩌면 저는 그저 누나에게 의지하고 싶었던 것 뿐이고, 누나는 제게 편안함을 느꼈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우리는 그 자리에 머물렀고,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멀어졌습니다. 어떤 거창한 이별도, 큰 갈등도 없었습니다. 그저 서로에게서 조금씩 멀어질 뿐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함께 했던 시간은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다움은 결국 타이밍이라는 얇은 막에 갇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막이 찢어지는 순간,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압니다. 아무리 마음이 통하는 사이라도, 함께 나아갈 방향과 노력이 없다면, 그 사랑은 결코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