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형 DNA는 디옥시리보핵산(DNA)의 이중 나선 구조 형태 중 하나로, 가장 일반적인 B형 DNA와 달리 왼쪽으로 감긴 나선 구조를 가진다. 1979년 알렉산더 리치(Alexander Rich) 연구팀이 d(CG)₃ 결정 구조를 X선 결정학으로 분석하면서 최초로 발견되었다.
구조적 특징
- 나선 방향: 왼손 나선(left-handed helix)을 형성한다.
- 나선 축: 염기쌍이 나선 축에서 멀어져 있어 중공(구멍)이 있는 형태를 띠며, B형 DNA의 넓은 주홈(major groove)에 해당하는 부분이 평평하고 깊은 홈으로 변한다.
- 염기 배열: 퓌린(purine, A/G)과 피리미딘(pyrimidine, C/T)이 번갈아 나오는 교대 배열(예: CG, AC, GT 등)에서 잘 형성된다. 특히 시토신-구아닌(CG) 반복 서열에서 안정적이다.
- 당-인산 골격: 지그재그(Zigzag) 형태를 띠어 'Z'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데옥시리보스 고리의 퓌린은 신(syn) 형태, 피리미딘은 반신(anti) 형태를 취한다.
- 크기 및 회전: 한 바퀴에 12염기쌍이 있으며, 나선 피치는 약 45Å, 나선 지름은 약 18Å로 B형 DNA보다 가늘고 길다.
생성 조건 및 안정성 Z형 DNA는 고농도의 염(salt) 조건이나 음이온 초나선(negative supercoiling) 상태, 특정 단백질 결합 시에 B형 DNA로부터 전이되어 생성된다. 생체 내에서는 전사(transcription) 과정에서 음의 초나선이 생성될 때 일시적으로 형성될 수 있다.
생물학적 기능 단순한 구조적 변이를 넘어 유전자 발현 조절, 게놈 안정성 유지, 면역 반응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 전사 조절: 프로모터 영역 근처에서 Z형 DNA 형성은 전사 개시 복합체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Z-DNA 결합 단백질(ZBP1, ADAR1 등): Zα 도메인을 가진 단백질들이 Z형 DNA를 특이적으로 인지하여 선천 면역 반응(인터페론 경로 활성화)이나 RNA 편집 등에 관여한다.
- 게놈 불안정성: Z형 DNA 형성 부위는 염색체 파손이나 재조합 핫스팟(recombination hotspot)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 역사 초기에는 결정화 조건에서만 나타나는 인공물(artifact)로 간주되었으나, 1980년대 중반 항체 개발과 Z-DNA 결합 단백질 발견을 통해 생체 내 존재 및 생리적 기능이 입증되었다. 최근에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및 화학적 프로빙 기법을 통해 게놈 전체 단위의 Z형 DNA 형성 지도를 작성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