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10
U-110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해군(Kriegsmarine)이 운용한 9B형(Type IXB) 유보트(U-boat)이다. 1941년 영국 해군에 의해 나포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독일의 암호기인 에니그마(Enigma)와 관련 코드북이 연합군의 손에 들어감으로써 대서양 전투의 향방을 바꾼 암호 해독 작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함선으로 기록되어 있다.
1. 개요
U-110은 브레멘의 AG 베저(AG Weser) 조선소에서 건조되었으며, 1940년 2월 1일 기공하여 같은 해 11월 21일 취역하였다. 함장은 율리우스 렘프(Julius Lemp) 대위가 맡았다. 9B형 유보트는 장거리 작전 수행을 목적으로 설계된 함급이다.
2. 주요 작전 및 나포 과정
U-110은 총 2회의 전투 초계 임무를 수행하였다. 1941년 5월 9일, 북대서양에서 호송선단 OB-318을 공격하던 중 영국 해군의 구축함 HMS 불독(HMS Bulldog), HMS 브로드워터(HMS Broadwater) 및 코르벳함 HMS 오브리에티아(HMS Aubrietia)의 폭뢰 공격을 받고 강제로 부상당했다.
함장 렘프 대위는 함선이 침몰할 것으로 판단하고 승무원들에게 퇴선 및 자침 처리를 명령하였다. 그러나 자침용 폭약이 폭발하지 않았고, 이를 발견한 영국 해군의 포획조가 U-110에 승선하였다. 영국군은 함 내에서 온전한 상태의 에니그마 암호기와 당시 사용 중이던 암호표(코드북) 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3. 최후 및 역사적 의의
영국 해군은 나포한 U-110을 아이슬란드로 예인하고자 하였으나, 1941년 5월 10일 예인 도중 침몰하였다. 영국은 독일군이 암호기 및 기밀 서류의 유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작전 내용을 극비에 부쳤으며, 생존한 독일 승무원들은 격리 수용되었다.
U-110에서 입수한 자료는 블레츨리 파크(Bletchley Park)의 암호 해독가들이 독일 해군의 암호 체계를 해독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였다. 이는 결과적으로 연합군이 유보트의 위치를 파악하고 호송선단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큰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4. 기타
제1차 세계 대전 당시에도 독일 제국 해군 소속의 U-110(U-110급)이 존재했으나, 일반적으로 'U-110'은 에니그마 탈취 사건과 연관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의 9B형 유보트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