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SVP는 Large Low-Shear-Velocity Province(대규모 저전단속도 영역)의 약어로, 지구 물리학 및 지진학 분야에서 사용되는 학술 용어이다. 지구의 최하부 맨틀, 즉 외핵 위에 위치한 D″(D 더블 프라임) 층에서 관측되는 특징적인 구조를 가리킨다.
이 구조는 지진파 단층촬영(seismic tomography)을 통해 발견되었으며, 전단파(S-wave)의 속도가 주변 맨틀에 비해 현저히 느리게 나타나는 거대한 영역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주요 LLSVP는 두 개로, 하나는 아프리카 대륙 아래에 위치한 아프리칸 LLSVP(African LLSVP)이고, 다른 하나는 태평양 아래에 위치한 퍼시픽 LLSVP(Pacific LLSVP)이다. 각각 저명한 지질학자 투조 윌슨(Tuzo Wilson)과 W. 제이슨 모건(W. Jason Morgan)의 이름을 따서 '투조(Tuzo)'와 '제이슨(Jason)'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린다.
이 두 영역은 수천 킬로미터에 걸쳐 수평으로 펼쳐져 있으며, 핵-맨틀 경계로부터 수직으로 약 1,000km까지 솟아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퍼시픽 LLSVP는 지름이 약 3,000km에 달하며, 지구 표면에서 맨틀 플룸(mantle plume)이 도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네 개의 핫스팟(hotspot) 아래에 위치한다. 이들은 맨틀 부피의 약 8%, 지구 전체 부피의 약 6%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LLSVP는 그 기원과 성질에 있어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은 부분이 많은 구조이다. 학계에서는 크게 두 가지 주요 가설이 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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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화학적 이질성 가설(thermochemical anomaly): LLSVP가 단순히 온도가 높은 영역이 아니라 주변 맨틀과 다른 화학적 조성을 가진 물질로 구성되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과거 해양 지각의 섭입(slab subduction)으로 인해 가라앉은 판들이 핵-맨틀 경계에 축적되어 형성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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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기원설(giant-impact hypothesis): 약 45억 년 전 원시 지구와 테이아(Theia)라는 천체의 충돌로 달이 형성될 당시, 테이아의 맨틀 조각이 지구 내부로 가라앉아 LLSVP를 이루게 되었다는 가설이다. 테이아 맨틀의 높은 산화철(FeO) 함량이 LLSVP의 밀도 및 지구화학적 특징과 일관된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된다.
LLSVP의 경계는 비교적 급격하게 나타나며, 이는 단순한 온도 이상(anomaly)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워 조성 차이를 시사한다. 또한 LLSVP 주변에서는 초저속도대(ULVZ, Ultra-Low Velocity Zone)라는 더욱 느린 지진파 속도를 보이는 소규모 구조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LLSVP는 수억 년에서 수십억 년에 걸쳐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온 것으로 추정되며, 지구의 맨틀 대류(mantle convection)와 판 구조론(plate tectonics)의 거동, 나아가 지구 자기장의 변동(예: 남대서양 이상(South Atlantic Anomaly))과도 연관이 있을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