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6600은 미국의 컴퓨터 기업인 컨트롤 데이터 코퍼레이션(Control Data Corporation, CDC)이 제조한 메인프레임 컴퓨터 시스템으로, CDC 6000 시리즈의 대표 기종이다. 일반적으로 최초의 성공적인 슈퍼컴퓨터로 평가되며, 당시 업계 최고 성능을 보유했던 IBM 7030 스트레치(Stretch)보다 약 3배 빠른 성능을 구현했다. 최대 약 3메가플롭스(MFLOPS)의 성능을 발휘한 CDC 6600은 1964년부터 1969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컴퓨터로 군림했으며, 이후 후속 기종인 CDC 7600에 그 지위를 넘겨주었다.
개발 배경
CDC 6600의 설계는 슈퍼컴퓨터의 선구자로 알려진 시모어 크레이(Seymour Cray)가 주도했다. 크레이는 CDC의 초기 제품인 CDC 1604를 기반으로, 그보다 50배 빠른 기계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962년경 크레이는 경영진과의 갈등으로 회사를 떠나겠다고 위협했고, CDC의 CEO 윌리엄 노리스(William Norris)는 그를 붙잡기 위해 크레이가 원하는 곳에 독립 연구소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크레이는 고향인 위스콘신주 치페와 폴스(Chippewa Falls)에 연구소를 세우고, 시스템 아키텍트 짐 손턴(Jim Thornton)과 함께 6600 설계를 진행했다.
주요 특징
CDC 6600은 당시의 전형적인 단일 중앙처리장치(CPU) 구조와 달리, 중앙 프로세서(CP)를 10개의 주변 프로세서(Peripheral Processor, PP)가 보조하는 구조를 채택했다. 주변 프로세서들은 입출력(I/O)과 운영체제 관련 작업을 담당하여 중앙 프로세서가 순수한 연산에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이는 후에 RISC(축소 명령어 집합 컴퓨터) 설계 개념의 선구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중앙 프로세서는 60비트 워드 구조를 사용했으며, 10MHz 클록으로 동작했다. 10개의 병렬 기능 유닛을 갖추어 여러 명령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었는데, 이는 오늘날 슈퍼스칼라(superscalar) 프로세서 설계의 초기 형태로 간주된다. 부동소수점 곱셈은 10사이클, 나눗셈은 29사이클이 소요되었다.
기계 전체에는 약 40만 개의 트랜지스터가 사용되었으며, 약 6,000개의 로직 모듈로 구성되었다. 냉각은 프레온(Freon)을 순환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외부 냉각수 공급 장치와 열을 교환했다. 기계의 무게는 약 5.4톤이었다.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
CDC 6600은 초기에는 간단한 작업 제어 시스템인 COS(Chippewa Operating System)를 사용했으며, 이후 SCOPE(Supervisory Control Of Program Execution)와 KRONOS 등의 운영체제가 개발되어 사용되었다. 당초 계획되었던 고급 운영체제 SIPROS는 개발 일정이 계속 지연되어 결국 취소되는 등 운영체제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역사적 의의와 영향
첫 CDC 6600은 1965년 리버모어(Livermore)와 로스앨러모스(Los Alamos) 연구소에 인도되었다. 이후 코랑 수리과학연구소(Courant Institute), CERN, 로렌스 방사선 연구소 등 고성능 과학·수학 컴퓨팅이 필요한 기관들에 널리 보급되었으며, 총 100대 이상이 판매되었다. 가격은 약 237만 달러였다.
CDC 6600은 오일러의 거듭제곱 합 추측(Euler's sum of powers conjecture)을 반증하는 데 사용되는 등 직접적인 수치 탐색의 초기 사례에도 기여했다. 크레이는 이후 6600의 10배 성능을 목표로 한 CDC 7600 개발에 착수했으며, 후속 CDC Cyber 70 및 170 시리즈는 6600과 전반적으로 유사한 설계를 유지하면서 거의 완전한 하위 호환성을 제공했다.
현재 CDC 6600 한 대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컴퓨터 역사 박물관(Computer History Museum)에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