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71 렘포(47171 Lempo)는 태양계 외곽 카이퍼대(Kuiper belt)에 위치한 해왕성 바깥 천체(trans-Neptunian object)이자 삼중 소행성계이다. 임시 명칭은 1999 TC36이며, 이중 소행성계로서 (47171) 렘포-히시(Lempo-Hiisi)로도 불린다.
발견 및 명명
1999년 10월 1일, 미국 천문학자 에릭 루벤스타인(Eric Rubenstein)과 루이스-그레고리 스트롤거(Louis-Gregory Strolger)가 애리조나주 키트 피크 국립 천문대(Kitt Peak National Observatory)에서 근처 은하 초신성 탐색(NGSS)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분석하던 중 발견되었다. 발견 당시 고래자리(Cetus) 방향에서 상대적으로 밝고 느리게 움직이는 천체로 식별되었다. 2002년 9월 21일 소행성 센터(Minor Planet Center)로부터 영구 번호 47171을 부여받았다.
명칭은 핀란드 신화에 등장하는 악령이자 사랑과 다산의 신이었던 렘포(Lempo)에서 유래하였다. 기독교화 이후 렘포는 악마적 존재로 변모하였으며, 핀란드 서사시 『칼레발라(Kalevala)』에서 영웅 배이내뫼이넨(Väinämöinen)을 쓰러뜨리는 데 관여한 존재로 묘사된다. 이 명칭은 천문학자 브라이언 J. 홀러(Bryan J. Holler)의 제안으로 채택되었으며, 2017년 10월 5일 공식 발표되었다.
궤도 특성
렘포는 해왕성과 2:3 평균운동 공명을 보이는 명왕성족(plutino)으로 분류된다. 근일점은 약 30.542 AU, 원일점은 약 48.397 AU이며, 공전 주기는 약 247.97년이다. 궤도 이심률은 0.226, 궤도 경사각은 약 8.42°이다. 2015년 7월 근일점을 통과하였다.
삼중 소행성계 구조
렘포는 세 개의 구성체로 이루어진 계층적 삼중계(hierarchical triple system)이다.
- 렘포(Lempo, A1): 계의 주 구성체이자 가장 큰 천체로, 평균 직경은 약 272km로 추정된다.
- 히시(Hiisi, A2): 공식 명칭 (47171) 렘포 II. 렘포와 함께 중심 쌍성계를 이루는 두 번째로 큰 구성체로, 평균 직경은 약 251km로 추정된다. 렘포와 히시는 약 867km의 궤도 반지름으로 약 1.9일 주기로 서로를 공전한다. 히시의 존재는 2006년 존 스탠스베리(John Stansberry) 연구팀이 주 구성체의 밀도가 비정상적으로 낮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처음 가설로 제기되었고, 2009년 수전 베네키(Susan Benecchi) 연구팀이 허블 우주망원경 이미지 분석을 통해 쌍성임을 최종 확인하였다.
- 파하(Paha, B): 공식 명칭 (47171) 렘포 I. 계의 가장 바깥쪽에 위치한 세 번째 구성체로, 2001년 12월 8일 채드 트루질로(Chad Trujillo)와 마이클 E. 브라운(Michael E. Brown)이 허블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발견하였다. 평균 직경은 약 132km로 추정되며, 중심 쌍성계로부터 약 7,411km 떨어진 궤도를 약 50.3일 주기로 공전한다.
세 구성체의 명칭은 모두 핀란드 신화에서 유래하였으며, 렘포가 그의 부하 악령 히시(Hiisi)와 파하(Paha)와 함께 영웅 배이내뫼이넨을 쓰러뜨린 이야기를 반영한다.
물리적 특성
렘포계의 전체 평균 밀도는 약 0.64g/cm³로 추정되며, 이는 구성체들이 높은 다공성(porosity)을 가진 잔해 더미(rubble pile) 구조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표면은 가시광선 영역에서 매우 붉은(very red) 스펙트럼 기울기를 보이며, 근적외선 영역에서는 비교적 평탄한 스펙트럼을 나타낸다. 2μm 파장 부근에서 약한 흡수 특징이 관측되는데, 이는 수빙(water ice)의 존재 가능성을 암시한다. 표면 물질로는 톨린(tholin), 결정질 수빙, 사문석(serpentine)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
렘포 삼중계의 형성에 관해 두 가지 주요 가설이 존재한다. 첫째는 거대 충돌과 이후 강착 원반 내 재증착에 의한 형성, 둘째는 기존 쌍성계에 의한 세 번째 천체(파하)의 중력 포획이다. 렘포와 히시의 크기가 유사하다는 점은 후자의 가설을 더 지지하는 근거로 간주된다.
탐사
렘포계는 그 독특한 삼중 구조로 인해 미래 탐사의 잠재적 대상으로 고려된 바 있다. 뉴허라이즌스 2(New Horizons 2) 미션의 후보 목표 중 하나로 제안되었으나, 해당 미션은 최종적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관련 천체
명왕성(Pluto)과 하우메아(Haumea)와 함께, 렘포는 현재까지 확인된 3개 이상의 구성체를 가진 몇 안 되는 해왕성 바깥 다중계(multiple system)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