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시케(Psyche, 그리스어: Ψυχή)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영혼의 여신이자, 사랑의 신 에로스(로마 신화의 큐피드)의 아내이다. 고대 그리스어 '프시케(Ψυχή)'는 '영혼', '생명', '정신', '숨'을 의미하며, 동시에 '나비'를 뜻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프시케는 종종 나비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프시케 이야기의 가장 완전한 형태는 서기 2세기경 고대 로마의 작가 루키우스 아풀레이우스(Lucius Apuleius)가 쓴 소설 《황금 당나귀》(Metamorphoses, 또는 The Golden Ass) 4권~6권에 실린 극중극으로 전해진다. 다만 에로스와 프시케를 묘사한 도상은 기원전 4세기경부터 고대 그리스 미술에서도 발견되므로, 아풀레이우스 이전부터 구전되던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화 개요
프시케는 어느 왕국의 막내 공주로, 남다른 아름다움을 지녔다. 그녀의 미모가 너무나 뛰어나 사람들이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의 비너스) 여신 대신 프시케를 숭배하기 시작하자, 질투심에 사로잡힌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에게 프시케가 가장 흉측한 존재와 사랑에 빠지도록 화살을 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에로스는 프시케를 본 순간 자신의 화살에 찔려 오히려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신탁에 따라 프시케는 산꼭대기에 버려졌으나, 서풍의 신 제피로스에 의해 에로스의 보이지 않는 궁전으로 옮겨진다. 에로스는 밤에만 찾아와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고, 프시케는 자신의 남편이 신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언니들의 부추김을 받은 프시케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램프를 켜 잠든 남편의 얼굴을 보게 된다. 그 순간 램프의 기름이 에로스의 어깨에 떨어져 그가 잠에서 깨어났고, "사랑은 의심과 공존할 수 없다"며 에로스는 떠나간다.
이후 프시케는 에로스를 되찾기 위해 시어머니 아프로디테가 내린 여러 가지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임무는 다음과 같다: 1) 수많은 곡식을 종류별로 분류하기(개미들의 도움으로 성공), 2) 황금 양털 구하기(강가의 갈대의 조언으로 성공), 3) 스틱스 강의 검은 물을 가져오기(제우스의 독수리가 도움), 4) 저승(하데스)으로 내려가 페르세포네로부터 아름다움의 상자를 받아오기(탑의 조언에 따라 성공).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프시케는 호기심에 상자를 열었고, 상자 속에서 나온 죽음의 잠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에로스가 나타나 그녀를 깨웠고, 제우스의 중재로 프시케는 신들의 음식인 암브로시아를 먹고 불멸의 존재가 되었다. 이후 프시케는 에로스와 올림포스에서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으며, 두 사람 사이에서 쾌락의 화신인 볼룹타스(Voluptas)라는 딸이 태어났다.
어원 및 영향
'프시케'라는 단어는 현대 심리학 용어 '사이키(psyche)'의 어원이 되었으며, 이는 인간의 정신, 마음, 자아를 가리키는 개념으로 확장되었다. 또한 프시케 신화는 후대 문학과 예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안토니오 카노바의 조각 《큐피드의 키스에 깨어난 프시케》, 존 키츠의 시 《프시케에게 바치는 송시》, C. S. 루이스의 소설 《우리는 얼굴을 가질 때까지》 등 수많은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1852년 발견된 소행성 16 프시케(16 Psyche)와 이를 탐사하기 위한 NASA의 프시케 우주선(Psyche spacecraft)도 이 이름에서 유래하였다.